농진청 자율주행 스마트농업 주도
농촌 고령화, 일손 부족 등 대응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농촌진흥청 '표현체 연구동'. 연구동 스마트온실에는 유전 정보가 다른 콩과 벼 각각 100종, 600여개 화분이 같은 환경에서 자라고 있다. 이 작물들은 120일 동안 자라면서 이틀에 한번 꼴로 정밀 촬영을 통해 겉으로 드러나는 특성인 '표현체'를 수집한다.
컨베이어 시설 위에 놓인 화분들은 촬영 및 분석실로 이동한 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
김남정 농업생명자원부 부장은 "사람이 엑스레이를 찍듯이 작물의 상태를 진단하는 것"이라며, "가시광·초분광 영상센서를 이용해 작물의 종자 특성과 생육 정보를 이미지로 데이터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작물의 빅데이터는 슈퍼컴퓨터와 연결되어 우리 농업의 미래를 바꿀 '디지털 육종' 발전의 핵심 연구 인프라가 된다.
'디지털 육종'으로 기후변화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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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인프라 등 디지털 육종에 필요한 세 가지 핵심 요소를 구축하여 국내 디지털 육종 발전을 선도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도 이미 디지털 육종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자원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바이엘사는 디지털 육종 기술을 도입해 과실이 크고 병에 강한 토마토 육종에 성공했으며, 전통적인 방법보다 기간은 17%, 소요되는 인력과 비용은 66% 줄였다. 김남정 부장은 “농진청은 표현체 인프라를 활용해 밀양23호와 기호벼 교배조합에서 키와 관련된 유전자 위치를 찾아 수확량과 연관성을 확인했다”며 “콩 종자의 크기와 매끄러운 정도도 영상으로 측정하는 방법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모인 정보는 농진청 슈퍼컴퓨팅센터에서 디지털 육종, 농업기상, 병충해 등 다양한 분야의 융복합 연구를 진행한다.
슈퍼컴퓨터의 강점은 빠른 분석 속도다. 예를 들어 고추 849개 자원 유전변이를 분석하려면 일반 서버로 27개월 걸리지만, 수퍼컴퓨터는 2주면 가능하다.
이태호 농업과학원 초고성능 컴퓨팅전문센터장은 "고추 콩 벼 등을 대상으로 유전형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분석해 디지털 빅데이터를 육종에 활용하도록 기반을 마련했다"며 "슈퍼컴이 빠르게 정보를 제공해줌으로써 연구를 앞당기고, 원하는 형질을 가진 종자를 선발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자율주행 트랙터·농업위성 '스마트농업' 속도
혁신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밖으로 나가자 마늘 양파 감자 등 주요 작물 파종부터 수확까지 전 과정을 기계화할 수 있는 '밭 농업 기계화 기술'이 눈길을 끌었다.
최덕규 밭농업기계화 연구팀 실장은 "마늘은 기계화 농업으로 노동력 79%, 비용 74%를 절감했고 양파는 노동력 87%, 비용 82%를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트랙터 자율주행 기술과 과수용 방제 제초 운반 로봇도 시범을 보였다. 자율주행 트랙터는 사전에 설정된 경로에 따라가며 자유롭게 이동한다.
탈부착이 가능해 기존 농기계에 사용할 수 있고, 사람이 운전할 때 보다 정밀하게 움직인다는게 농진청의 설명이다.
과수용 방제 제초 운반 로봇은 농작업의 자동화를 위해 사과 배 복숭아 과수원을 대상으로 만들어졌다. 농작업 환경을 스스로 인식하고 자율주행 하면서 실제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개선됐다.
농촌 고령화와 인건비 상승 등을 해결하기 위하 농업용 로봇들이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농업위성센터는 내년 발사를 목표로 하는 농업위성의 운영 활용을 맡고 있다. 위성을 이용하면 객관적이고 시의성 있는 정보를 생산할 수 있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농진청 관계자는 "2025년 발사예정인 농업 위성을 이용해 벼 콩 양파 마늘 등 주요 작물의 면적 및 생육을 추정하는 기술과 관측 체계를 마련해 농산물 수급체계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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