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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과장에게 직장 내 성희롱을 당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제 목에 상처가 난 것을 보고 어제 격렬하게 했냐고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직장갑질119에 들어온 카카오톡 제보 내용이다. 이처럼 직장인 100명 중 23명꼴로 직장 내 성희롱을 경험한 적이 있으며, 100명 중 15명은 직장에서 성추행·성폭행을 겪은 적이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8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5월 31일부터 6월 10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직장 내 성범죄 피해 경험' 관련 설문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직장 내 성희롱 경험 22.6%… 여성 26%, 남성 19%
설문에 따르면 '직장 생활을 시작한 이후 직장 내 성희롱을 경험해 본 적 있느냐'는 물음에 응답자의 22.6%가 '있다'고 답했다. 성별로는 여성(26.1%)이 남성(19.1%)보다 7%포인트 높았다.
성희롱을 경험한 시점에 대한 질문에는 '1∼3년 이내'가 25.2%로 가장 많았고, '1년 이내'와 '3∼5년 이내'가 각각 20.8%와 16.4%로 집계됐다.
성희롱 행위자는 '임원이 아닌 상급자'(40.7%), '사용자'(23.5%), '비슷한 직급 동료'(17.7%) 순으로 나타났다. '피해 이후 자해나 죽음을 고민한 적이 있다'는 응답도 15%에 달했다.
직장 내 성추행·성폭행 피해 경험 여부에 대해서도 '있다'는 응답이 15.1%로 나타났다. 역시 여성(19.7%)과 비정규직(20.8%)의 응답률이 남성(10.6%)과 정규직(11.3%)보다 높았다.
마지막으로 성추행·성폭행 경험 시점은 '1년 이내'가 19.2%, '1∼3년 이내'가 24.5%로, 경험자의 43.7%가 3년 이내에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추행·성폭행 수준이 '심각했다'는 응답도 54.3%로 집계됐고, 여성(58.2%)과 비정규직(61.4%)의 응답이 남성(41.8%)과 정규직(45.6%)보다 높았다.
'직장내 스토킹' 가해자 34%가 상급자.. '젠더 권력' 여전
직장 내 스토킹 경험에 대한 질문에는 10.6%의 응답자가 '있다'고 답했다. 스토킹 행위자는 '임원이 아닌 상급자'(34.9%)가 가장 많았고, '비슷한 직급 동료'(20.2%)가 뒤이었다.
단체는 지난해 8월 실시한 같은 설문조사와 비교해 피해 경험 기간을 '1년 내'로 좁히면 성희롱은 14.2%에서 20.8%로, 성추행·성폭력은 13.8%에서 20.8%로 모두 늘어났다고 밝혔다.
직장갑질119 김세정 노무사는 "1년 사이 젠더폭력 방지를 위한 법 제도가 마련되거나 개선됐지만 뚜렷한 효과가 없다"며 "법 제도 개선만으로는 현실을 바꾸기 어렵고, 조직 문화와 조직 구성원 개개인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김 노무사는 "여성은 가해자보다 지위의 우위에 있더라도 직장 성폭력 피해자가 되기도 하며, 이는 직장 내 성범죄와 관련해 지위에서 비롯된 권력보다 '젠더' 권력이 훨씬 크게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라고 덧붙였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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