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토스카' 공연 중인 안젤라 게오르규. 서울시오페라단 제공.
[파이낸셜뉴스] “역대급 깽판”, "돈 주고도 못볼 구경", “게오르규의 태도가 너무 오만하게 느껴졌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가 지난 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오페라 ‘토스카’ 공연 중 무대에 난입해 지휘자에게 항의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9일 공연계에 따르면 토스카 역 게오르규는 3막 중 토스카 연인 역 테너 김재형이 즉석에서 앙코르곡을 부르자 무대 한쪽에 등장해 손짓으로 불만을 표했다. 김재형이 유명한 아리아 '별은 빛나건만'을 마친 뒤 객석에서 환호와 박수가 끊이지 않자 지중배 지휘자의 요청에 따라 앙코르곡을 부르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에 게오르규는 앙코르 곡이 끝난 후 다음 연주가 시작되자 무대에 등장해 지휘자에게 음악을 중단하라고 요구하면서 큰 소리로 “이것은 리사이틀(독주회)이 아니고 오페라다. 나를 존중해야 한다”고 항의했다.
뿐만 아니라 커튼콜이 시작된 뒤 몇 분간 무대에 등장하지 않다가 함께 호흡한 사무엘 윤의 에스코트를 받고서야 관객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때 객석 곳곳에서 야유가 터졌고 일부 관객은 “고 홈(집으로 돌아가라)"이라고 외치면서 결국 관객들에게 인사도 하지 않고 곧장 퇴장했다.
공연 후 SNS에서 한 페이스북 이용자는 "게오르규 대형 사고치심. 사전에 즉석 앵콜은 안 하기로 했단 계약은 없었다는데 누님의 돌발 행동과 이탈리아어 공연 도중 영어 호소(?)에 내가 뭘 들은 거지 어안이 벙벙"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또 다른 페이스북 이용자는 "돈 주고도 못 볼 구경을 했다. 안젤라 게오르규가 무대로 들어와 서성이더니 끝날 즈음에는 본격 난입해 '이건 리사이틀이 아니라 오페라다'라고 외치는 것이 아닌가”라며 당황스러웠던 당시를 떠올렸다.
이날 공연 현장엔 없었다는 한 페이스북 이용자는 "(페친들의 글을 보고) 이 사고가 게오르규의 오만 때문인지, 관객들의 분위기에도 문제는 없었는지 정확히 판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나이가 들수록 성질머리를 죽여야 한다는 인생의 교훈을 말해주는 듯하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서울시오페라단 측 "게오류그에 강력 항의, 한국 관객에게 사과 요청할 것"
세종문화회관 서울시오페라단 측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안젤라 게오르규 측에 강력 항의하고 한국 관객에 대한 사과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해외에서 발생했던 유사한 사례들의 처리 내용을 참고해 강력하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더불어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앞서 5일 ‘토스카’ 개막 공연에서도 김재형은 게오르규보다 더 많은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게오르규는 까다롭기도 유명한 '오페라 슈퍼스타'나 환갑을 앞두면서 기량이 과거 명성에 미치지 못한다는 반응이 이날 나왔다. 대신 연륜과 함께 쌓인 연기력과 마지막 절벽에서 투신하는 장면을 몸사리지 않고 해내는 등 열정은 높이 살만했다.
성악가 안젤라 게오르규가 지난 8월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오페라 '토스카' 제작발표회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스1
반면 김재형은 1막뿐 아니라 3막 '별은 빛나건만'을 불렀을 때 공연 중 가장 큰 환호를 받았다.
지중배 지휘자는 이날 김재형의 열창에 박수를 치는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아무래도 첫날 이같은 뜨거웠던 반응을 보고, 게오르규-김재형-사무엘 윤 팀의 둘째날이자 마지막날 공연이었던 8일 공연에서는 즉석 앙코르곡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부 관객 사이에선 개인 무대가 아닌 여러 명의 배우가 만들어가는 오페라에서 즉흥 앙코르를 선보이는 건 적절치 않았다는 의견도 나왔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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