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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폭염에도 주택 전기요금, 작년보다 평균 7520원 인상

8월 폭염에도 주택 전기요금, 작년보다 평균 7520원 인상
오흥복 한국전력공사 기획부사장이 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8월 가구당 평균 전기요금은 전년 대비 7500원 증가한 64000원 이라고 밝히고 있다./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지난 8월 폭염으로 전력 사용량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가구당 평균 전기요금이 지난해 대비 7500원(13%) 증가하는 데 그친 것으로 추산됐다. 전기 절약을 실천한 국민 노력으로 전기요금 증가가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 제한적였다는 분석이다.

한국전력은는 올 8월 말까지 집계된 검침자료를 토대로 8월 한 달 가구당 평균 전기 사용량이 363㎾h로 집계됐다고 9일 밝혔다. 지난해 333㎾h 대비 9% 늘어난 수치다. 이에 따른 평균 주택용 전기요금은 6만3610원으로 지난해 8월보다 13%(7520원) 요금을 더 납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역대급 폭염 여파로 냉방용 전기 수요가 증가해 사용량이 늘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폭염일수는 16일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73년 이래 2016년(16.6일)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특히 열대야 일수는 11.3일로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이러한 무더위에 국내 전체 전력수요는 지난 8월 20일 오후 5시 사상 최대치인 97.1GW까지 치솟는 등 연일 신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일일 최대 전력수요 역대 톱5 중 2022년 12월23일(94.5GW)을 뺀 네 번이 지난 8월에 발생했다.

한전은 지난해 8월 대비 전기요금이 증가한 가구는 76%, 변동이 없는 가구는 1%, 오히려 전기요금이 감소한 가구는 23%였다고 설명했다.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중(2023년 35.5%)이 늘어나고 있는데다, 적잖은 국민이 최근 수년 새 크게 오른 전기요금 여파로 더 적극적으로 절약 노력을 실천한 영향이라는 게 한전의 분석이다.

전기요금이 증가한 가구만 살펴보면 증가액은 1만 7000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증가액이 1만 원 미만인 가구 수는 973만 호로 전체의 38%를 차지했다. △1만~3만 원(710만 호·28%) △3만~5만 원(126만 호·5%) △5만~10만 원(75만 호·3%) △10만 원 이상(38만 호·1%) 순이었다.

한달 전기요금이 30만 원(1000kWh 초과 사용 슈퍼유저) 이상 청구되는 다소비 고객은 0.7%(19만 호)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전은 주요국과 비교해도 전세계에 역대급 무더위가 덮친 우리나라의 전기요금이 절반 이하라고 강조했다. 한달 사용량이 363kWh로 같다고 가정할 때 각국 전기요금은 일본과 프랑스가 2배 이상, 미국이 2.5배, 독일이 3배에 달했다.

한전은 또 취약계층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일반 소비자의 전기요금 부담 완화를 위한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회적 보호가 필요한 취약계층의 여름철 복지할인 한도를 최대 2만 원까지 확대하고, 지난해 5월과 5월 요금 인상분 21.1원/kWh 적용을 유예해 연간 1조 원 규모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하절기 에너지바우처 1만5000원을 추가 지원해 취약계층의 실질적인 요금 부담도 완화했다.

복지할인·에너지바우처를 동시에 지원받는 기초생활수급자 130여 만호 중 약 31만3000가구가 이달 말 기준 전기요금이 0원이며 22만5000가구는 1만 원 미만이다. 또한 고객의 요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기요금 분할 납부 제도를 시행하고, 사용량을 즉시 확인 할 수 있도록 실시간 전기사용량 조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분할 납부는 주택용 고객 중 7∼9월 요금이 6월 청구액보다 2배 이상 증가하거나 월 요금이 10만 원 이상일 경우 당월 전기요금의 50%를 최대 6개월까지 분할해 납부하도록 지원 중이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