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의 경쟁에 맞서기 위해 국부펀드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국부펀드가 글로벌 무역과 투자를 왜곡하고 불공정 경쟁을 유발한다며 세계 각국에서 설립되는 국부펀드를 경계해왔다. 국부펀드는 국가 재산 증식을 위해 정부가 소유하고 투자하는 기금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현지시간)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과 딜립 싱 국제경제 담당 부보좌관을 포함한 행정부 고위 관리들이 최근 몇 달 동안 국부펀드 설립 계획을 '조용히' 진행해 왔다고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한 백악관 관계자는 "기금 구조와 자금 조달 모델, 투자전략이 여전히 활발히 논의 중"이라며 "충분히 진지하게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고 했다. 또 그는 "의회와 민간 부문의 주요 이해 관계자들과 다음 단계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바이든 행정부의 국부펀드 설립 추진은 중국, 러시아의 부상, 불안한 중동 정세 등으로 세계 경제에 대한 미국 정부의 대응 방식의 변화라고 FT는 분석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국부펀드 노력의 전제는 미국이 지정학적 경쟁 환경에서 우위를 점하고 전략적 이익을 증진하기 위해 국내외에 투입할 수 있는 안정적이고 유연한 자본이 부족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국부펀드 투자가 공급망 회복력을 강화할 수 있고, 더 큰 규모의 자금이 필요한 기업 중 유동성이 부족하지만 지불 능력이 있는 기업들을 지원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FT는 미국 국부펀드가 특수 조선업과 핵융합, 핵심광물 비축 등과 같이 진입 장벽이 높은 부문에 자본을 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미 대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지난 주 뉴욕 경제 클럽 연설에서 미국 국부펀드 창설을 지지한 바 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