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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전공의 복귀시키려면 의대증원 전면 백지화"

"전공의들 돌아와야 현재 문제 해결 가능해"
"복귀시키려면 의대증원 전면 백지화가 답"
2년간 유예..2027년 의대정원부터 재논의
의료농단 책임자들 논의과정 배제도 요구

의협 "전공의 복귀시키려면 의대증원 전면 백지화"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의 의대 입시 관련 학원 앞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대한의사협회가 2025년 의대증권 백지화에 대한 대국민 호소에 나섰다.

9일 의협은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응급실 운영 위기 등 필수의료 관련 상황을 해결할 유일한 방법은 전공의들의 복귀"라면서 "그들은 떠나면서 요구한 7가지 중 첫 번째가 의대 증원 및 필수의료정책패키지 전면 백지화로, 2025학년도를 포함한 의대 증원 취소가 없으면 전공의들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협은 "의료 현장의 위기는 추석이 끝이 아니고 응급실만의 문제도 아니다"며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후 우리나라 필수의료의 중추인 대학병원들의 진료는 한계에 달했고, 남아있는 의료진은 하루하루 지쳐가고 있어 문제는 계속 악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2025학년도·2026학년도 의대 증원을 유예한 뒤 2027학년도 의대 정원부터 투명하고 과학적인 추계를 거쳐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협은 "의대정원 변경을 법에 맞게 논의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시기는 2027학년도로, 2025년 5월까지 논의해 정하는 것이 정상"이라고 말했다.

의협은 "정부가 2000명이라는 숫자를 처음 던진 시점은 2024년 2월이었고, 법과 원칙을 어기고 공론화 과정 없이 번갯불에 콩 볶듯이 기습적으로 밀어붙여 지난해 5월까지 확정했어야 하는 2025년 정원을 올해 봄에 정했다"면서 "정부는 2026학년도 정원을 논의할 수 있다고 선심 쓰듯 말하지만, 이미 정상적인 논의를 하기에는 늦었다"고 했다.

의협은 "의대 증원 2년 연기의 사회적 비용은 매우 적다"면서 "2025학년도와 2026학년도 증원을 하지 않을 경우 7년 후 의사 수의 차이는 2% 정도에 불과해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의료 현장의 위기를 초래할 만큼 의대 증원이 시급한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수험생의 혼란을 얘기하지만,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증원 취소는 수험생과 학부모들도 이해해 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의협은 "올해 증원을 강행하면 내년부터 수년간 의대 교육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기 어렵고, 휴학 중인 의대생들이 돌아오면 현재 정원인 3000명의 2.5배인 7500명을 교육해야 해 도저히 정상적인 교육이 불가능하다"면서 "또 내년에 입학하는 신입생들이 휴학에 동참하지 않는다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의정갈등 해결을 위해 최근 정부·여당이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논의하는 ‘여·야·의·정 협의체’를 제안하고, 국무조정실이 2026학년도 의대 증원 규모를 제시할 것을 의료계에 요구한 것에 대해서는 "일종의 폭력"이라고 반발했다.

의협은 "정부는 의사들의 통일된 안을 가져오라고 하는데, 충분한 시간도 주지 않으면서 그런 요구를 하고 있다"면서 "논의에 필요하다면 저희가 생각하는 의대정원 안을 마련하겠지만, 의료계에서 어느 정도 공감대를 얻으려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2027학년도 정원이 제대로 논의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연도"라고 말했다.

이들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재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냈다.

의협은 "의대증원 이외의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등 올해 졸속으로 통과시켰거나 진행 중인 정책들을 백지화하고 다시 논의해야 한다"면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백지화는 전공의들의 복귀 조건이고, 의료소송 위험을 낮추는 방안 등 방향성 면에서 정부와 의사들이 공감하는 내용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의료농단을 유발한 책임자들을 향후 모든 의료 정책 결정 과정에서 철저히 배제해야 파탄난 의정간의 신뢰가 회복될 것임을 분명히 한다"면서 "전공의들이 돌아와 의료를 정상화하고 장기적으로는 올바른 정책을 만들기 위해 국민들께서 정부에 순리로 돌아올 것을 요구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설명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