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비비고 마켓' 가보니
점심 대기줄…퇴근후 젊은층 몰려
쇼룸·그로서리·다이닝 공간 갖춰
도쿄 신바시 비비고 마켓의 오픈 날이었던 지난 3일 저녁 테이블이 손님들로 가득 차 있다. 사진=김경민 특파원
【파이낸셜뉴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아, 이이네~ 스고쿠 오이시이(아, 좋네~ 너무 맛있다)!"
삼삼오오 모여 앉은 테이블 곳곳에서 똑같은 말이 들려왔다. 이 식당에서는 젊은 남녀들이 떡볶이에 김밥, 양념치킨과 와인이라는 새로운 조합으로 K푸드를 즐기고 있었다. 지난 3일 CJ푸드재팬은 일본 회사원들의 성지인 도쿄 신바시에 '비비고 마켓'을 세계 최초로 열었다. 비비고 만두로 전 세계적인 한식 브랜드의 인지도를 얻었고, 오프라인 비비고 식당 1호점으로 도쿄를 선택했다.
이날 오후 6시 퇴근 시간에는 주로 20~30대 여성들로 가득했다. 일을 마치고 백팩을 맨 채로 제품을 고르는 중년 남성들도 여럿 보였다. 34석 규모의 테이블은 빈 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앞서 점심 시간에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 대기줄이 길게 생겼고, 준비한 도시락 수 백개도 삽시간에 팔렸다.
비비고 마켓은 비비고 브랜드와 신제품을 소개하는 '쇼룸', 한국의 식재료를 폭넓게 구비해 판매하는 '그로서리', 비비고 제품을 활용한 다양한 메뉴와 음료, 술을 즐길 수 있는 '다이닝' 등 크게 3개의 공간으로 구성됐다. 기본적으로 단일 메뉴의 가격대는 일본 슈퍼마켓 판매가인 1000엔(약 9300원) 안팎으로 설정해 저렴했다.
한국 노래와 드라마, 화장품은 일본 젊은층의 일상에 녹아들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도 일본 내 '4차 한류'를 언급할 만큼 그 영향은 식탁까지 미치고 있다. CJ푸드재팬은 이런 흐름과 한식 본연의 맛을 누구나 쉽고 가볍게 즐길 수 있도록 직영 매장을 열었다. 매장엔 비비고뿐 아니라 반찬, 주전부리 등 다양한 한국 음식을 구매할 수 있다. 지금은 농심, 해태, 하이트진로 등의 제품을 살 수 있고, 앞으로 더 많은 제품과 협업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기획한 임무결 CJ푸드재팬 부장은 "이번에 문을 연 비비고 마켓은 글로벌 1호점이자 일본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 비비고와 K푸드의 복합공간 개념을 본격적으로 전개하는 상징적인 매장"이라며 "수익보다는 한식의 홍보 차원에서 운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필 왜 신바시일까. 지난해 6월 CJ푸드는 시부야에서 비비고 팝업스토어를 한 달가량 열어 반응을 살폈다. 당시 좌석 없이 스탠딩으로 진행한 팝업 매장의 누적 방문객은 1만명에 이르러 정식 매장을 오픈하는 데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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