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을 받는 카카오 창업주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7월 22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으로 구속기소된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첫 재판에서 "정상적인 경영 활동의 일환"이였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11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5부(양환승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받는 김 위원장에 대한 첫 공판에서 김 위원장 측 변호인은 "주식 매입 행위는 정상적인 경영의 일환이지 시세조종의 고의나 의도가 없었다"며 "검찰은 장내 매집 과정에서 직전가보다 무조건 높기만 하면 따져보지도 않은 채 고가매수·물량소진 등 시세조종성 주문으로 판단하고 기계적으로 기소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김 위원장은 원아시아파트너스와 공모해서 주식을 매입한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 공소사실에도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어떻게 관여했다는 것인지 특정돼있지 않다"며 "원아시아파트너스와 김 위원장이 공모했다는 검찰의 막연한 추측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5%이상 대량 보유상황 공시 의무 위반에 대해 "본인과 공동관계가 성립하는 자들의 지분이 합계 5%가 넘어야 보고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김 위원장은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주식을 매수했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고 이를 제외하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가 공동보유한 지분이 5%가 넘지 않아 이를 위반했다는 공소사실도 성립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16~17일, 27~28일 등 나흘에 걸쳐 SM엔터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엔터 주가를 공개매수가 12만원보다 높게 고정하는 방식으로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16일부터 28일까지 확보한 SM엔터 지분이 합계 8.16%로 주식 대량보유상황 보고(5%룰) 의무가 있음에도 원아시아파트너스 보유 지분을 숨긴 채 보고하지 않은 혐의도 있다. 검찰은 김 위원장의 주도로 카카오 계열사들이 공모해 조직적 범행을 저질렀다고 봤다. 김 위원장은 그룹 임원들에게 드러나지 않는 방법으로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저지하고, SM엔터를 인수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재판에서 김 위원장 측이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입장을 내자 검찰은 "기소 취지를 오인한 것 같다"며 "이 사건 범행 역시 주가를 올리기 위한 목적과 의도가 인정됐기 때문에 기소한 것이지 주가가 오른 것만 가지고 기소한 것이 아니다"라고 의견을 냈다.
이에 변호인 측은 재차 "검찰 측이 경영권 인수에서 적법한 방법으로 대항공개매수를 하거나 장내 매집 후 5% 보유 상황 보고 등을 제시했는데 그렇게만 해야 한다는 것이 법 어디에도 없다"라며 "이후 주식 매매 패턴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남색 정장 차림으로 재판에 참석한 김 위원장은 검찰의 공소사실 발표 중 고개를 젓거나 푹 숙이기도 했다. 김 위원장에 대한 다음 공판은 오는 10월 8일 오후 3시에 열릴 예정이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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