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전주영씨(왼쪽)가 한국에서 첫 월급을 받았을 때 상황을 이야기하고 있다. /유튜브 '유미카'
[파이낸셜뉴스] 한국에 와서 첫월급을 받고 꿈같아서 울었다는 북한이탈주민(탈북민) 전주영씨의 경험담이 온라인상에서 화제다.
12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탈북민 전씨가 지난 2월 한 유튜브 채널에서 이야기한 내용이 확산하고 있다. 이 영상에서 전씨는 처음으로 한국에서 월급을 받았던 때를 떠올렸다. 북한 함경남도의 함흥에서 태어난 그는 2005년 7월에 홀로 한국에 왔다.
전씨는 한국에서 여러 가지 일을 경험해 본 후 안정적인 직장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했다. ‘한국에 들어와 배려받고 살고 있으니 사람 도와주는 일을 해보자’는 생각에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딴 후 요양원에서 일을 시작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사회자가 ‘첫 월급 받았을 때 어떤 느낌이었냐’고 묻자 전씨는 “지금 생각하면 또 운다. (당시) 187만 원을 받았다. 처음에는 손에 (돈이) 안 쥐어져 있으니까 안 믿겼다”고 말했다.
월급이 지급됐다는 이메일을 받았지만,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 않은 돈이기에 처음에는 의심했다고 전씨는 말했다.
전씨는 “(돈이) 통장에 있다길래 그 길로 바로 통장을 가지고 은행에 확인하러 갔다. 가서 봤는데 187만 원이 들어왔다”며 “‘이게 진짜일까’라는 생각에 돈을 다 뺐다. 그 당시에는 5만 원짜리 지폐도 없어서 만 원짜리를 봉투 서너 개에 담아서 집에 왔다”고 회상했다.
집에 돌아간 그는 받은 월급을 쫙 펴놓고 펑펑 울었다고 했다. 전씨는 “남을 도와주고도 이렇게 돈을 받는구나. 북한에서는 이게 꿈같은 일”이라며 “북한에서는 한 달 월급이 1달러다. (당시 환율 고려했을 때) 계산해 보면 내가 145년을 벌어야 이 187만 원을 벌 수 있는 것이었다. 땅을 딱 쳤다”라고 했다.
이어 “직장에 출근해서 사람들 모였을 때 첫 월급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니까 팀장님이 ‘월급이 적냐’고 물었다.
그래서 ‘너무 많아서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러니까 팀장님이 ‘열심히 하면 더 나온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직장에서 힘든 일이 많았는데, 그래도 ‘더 하자’라고 생각했다”며 “직원들에게 ‘여러분들이 버는 최저임금이 북한에서 145년 벌어야 쥘 수 있는 돈’이라고 말하자 웃었다”고 전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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