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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이어 JR화물까지… 일본 장인정신 '흔들'

JR화물, 10년간 정비 데이터 조작
제조업 전반 부정행위에 신뢰 위태

【파이낸셜뉴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자타공인 품질은 최고라고 평가받던 일본의 장인정신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도요타자동차를 비롯해 일본의 대표 제조업체 다수에서 수십년간 부정을 저질러 온 행위가 적발된 데 이어 철도 업계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드러났다. '메이드 인 재팬'(Made in Japan)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전방위적으로 번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믿고 쓴 일본산, 조작이었다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전국의 화물열차 운행을 맡은 일본화물철도(JR화물)가 열차 정비과정 중 작업 데이터를 조작해온 사실이 알려졌다. JR화물은 전 화물열차의 운행을 일시 취소하고 점검하기로 했다. JR화물은 점검을 마친 차량부터 운행을 재개할 방침이다.

JR화물은 차량 정비 시 차축과 바퀴를 부착하면서 10년 전부터 작업 데이터가 조작된 사실을 확인하고 564량의 의심 차량을 발견했다고 발표했으나 추가로 300량의 의심 사례가 발견되자 전 차량을 확인했다.

바퀴와 차축 조립과 관련해 불규칙성이 발견됐지만 사측은 표준을 초과한 데이터도 위조해 검사 기록지에 입력했고 안전 문제가 없이 운행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관련 국토교통성은 현장 입회 조사를 벌이고 있다.

■車·소재·전기·장비 등 한두곳 아니다

일본 제조업계에선 지난해부터 품질인증이나 성능을 둘러싼 부정행위가 잇따라 적발됐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런 행위들이 단발성이 아니라 수십년 간 지속돼 왔다는 점이다.


일본 제조업계는 꾸준히 품질과 신뢰를 내세우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점해왔지만 실제로는 그 신뢰의 토대가 허위였다는 비판도 나온다.

일본 대표 제조업체 도요타자동차 그룹은 도요타자동차와 함께 도요타자동직기, 다이하쓰, 히노자동차 등 그룹사가 품질인증 과정에서 부정행위를 저지른 사실이 드러나 도요다 아키오 회장이 올해 두차례나 직접 사과했다.

파나소닉 홀딩스 자회사인 파나소닉 인더스트리는 가전제품과 반도체에 사용되는 화학 재료 52종의 인증을 취득하면서 데이터를 임의로 변경하고 재료 배합 변경 시에 필요한 인증 등록을 소홀히 한 사실이 밝혀졌다.

km@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