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전고점 90% 회복
수도권 주택시장 지나치게 과열
최근의 수도권 집값 상승세에 한국은행이 재차 경고음을 울렸다. 지난 5월부터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4번째로 높은 가계부채비율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단시간에 수도권 주택시장의 과열이 꺾일 가능성도 크지 않아 향후 피벗(통화정책 전환) 속도는 안갯속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한은은 12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추이가 금융안정 상황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서 향후 금리인하 시기와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 작성을 주관한 황건일 금융통화위원은 "금리인하가 성장과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동시에 고려하면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계부채가 향후 피벗을 결정할 최대 변수라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다.
한은이 이처럼 금융안정 리스크를 강조하는 이유는 수도권 주택시장이 지나치게 과열됐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서울의 명목 주택가격은 집값 상승기였던 2021년의 고점을 90%가량 회복했다. 서울 서초구 등 일부 지역은 전고점을 이미 넘어섰고, 주택시장 위험지수는 '고평가' 단계에서 재상승했다.
최근 5조~6조원의 가계대출이 나타난 점을 감안할 때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오는 4·4분기 92.6%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올해 1·4분기 기준 92.1%로 OECD 31개국(평균 60.1%) 중 4번째로 높다.
박종우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지방은 주택가격이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나 수도권은 계속 상승하고 있고, 전체 주택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굉장히 크다"며 "가계대출 증가의 상당 부분을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 폭이 차지하고 있어 그 부분을 유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은은 주택가격 상승이 경기진작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짚었다. 이론적으로는 주택가격 상승이 건설투자 증가, 부의 효과 등을 가져올 수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주택가격과 건물 투자 간에 연계성이 낮고, 높은 가계부채비율 등으로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오히려 높아진 가계부채비율이 소비를 제약하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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