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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지만 환경 위해서라면..' 설비투자는 지속

시멘트업계, 올 상반기 설비투자 집행률 97%

[파이낸셜뉴스]
'힘들지만 환경 위해서라면..' 설비투자는 지속
시멘트 공장의 심장 격인 쾰른. 사진=강재웅 기자

국내 시멘트 업계가 설비투자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장기적인 건설경기 침체로 시멘트 출하 급감, 재고 급증 등 이중고 속에 놓여 있어서다.

13일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시멘트업체는 올해 설비투자 계획 총 6076억원 중 현재 5892억원을 집행, 달성률이 97%에 달한다. 현 추세대로면 연말에는 당초 계획을 초과한 투자액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멘트업계는 최근 5년간 급속하게 설비투자 재원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20년 3429억원에 그쳤던 투자규모가 올해는 두 배에 가까운 6076억원을 계획했었다. 이중 환경영향 저감을 위한 투자가 전체 투자액의 약 80%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는 SCR 설치 비용은 제외되어 있어 향후 SCR 설치에 본격 나설 경우 투자규모의 급증세가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설비투자 조기집행 기조는 갈수록 강화되는 환경 기준 강화에 대비해 오염물질 저감 시설 투자 등을 최대한 앞당기고 탄소중립 달성에 필요한 순환자원의 안정적인 사용 확대를 위해 관련 시설의 신설 및 증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시멘트업계 내부에서도 향후 설비투자 집행이 순조롭게 진행될지에 대해서는 불안한 시선이 많다. 장치산업 특성상 안정적인 설비투자를 위해서는 재원 확보가 최대 관건이지만, 오히려 올 상반기 출하 급감, 재고 급증으로 실물지표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서다. 여기에 하반기 예정된 전기요금 인상까지 감안하면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특히 전기요금은 시멘트 제조원가 중 유연탄 조달비용과 함께 원가비중이 가장 높다. 지난해 유연탄 조달비용이 다소 안정화되었지만 전기요금 인상이 이를 상쇄해 반사이익을 얻지 못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올 상반기 국내 시멘트업계는 지난해 하반기의 판매가격 인상 효과가 반영되면서 3194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하지만, 설비투자 계획을 감안하면 올해 예상되는 순이익은 고스란히 환경영향 저감 등을 위한 설비투자에 투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탄소중립 조기 달성을 위해 허리띠를 조이기보다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 확보가 더 시급하다는 판단이 반영된 결과"라며 "시멘트 출하 급감과 재고 급증으로 악화되는 업황 속에서 설비투자는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전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