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17일(현지시간) 호출기 폭발로 다친 부상자들을 구급차가 아메리칸대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호출기 동시 폭발로 아이들을 비롯해 최소 8명이 사망하고 2750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AP 연합
레바논 이슬람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사용하는 호출기가 17일(현지시간) 동시에 폭발해 최소 8명이 숨지고 2750명이 부상을 입었다. 부상자 가운데 200명은 위독한 상태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이 동시 폭발을 일으켰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관련성을 부인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레바논과 시리아 일부 지역의 헤즈볼라 호출기 수백대가 거의 동시에 폭발했다.
레바논 정부와 헤즈볼라 관계자들은 이 사고로 헤즈볼라 무장대원을 포함해 최소 8명이 숨지고 2750명이 부상을 입었다면서 부상자 중에는 이란 대사도 있다고 밝혔다.
이란 관영 IRNA 통신은 레바논 주재 이란 대사 모즈타바 아마니가 부상을 입었지만 피부를 스치는 정도의 가벼운 부상이라고 전했다.
레바논 보건장관 피라스 아비아드는 부상자 2750명 가운데 200명은 위독하다고 밝혔다.
사망자 가운데는 레바논 의회 소속 헤즈볼라 국회의원 아들과 다른 헤즈볼라 고위 관계자 아들 2명도 포함돼 있다.
헤즈볼라 국회의원 알리 암마르는 자신의 아들 마디가 사망했다고 말했다.
암마르는 “이는 레바논에 대한 이스라엘의 새로운 공격”이라면서 “저항세력(헤즈볼라)은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방법으로 보복하겠다”고 다짐했다.
헤즈볼라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 외에도 헤즈볼라 국회의원 하산 파들라라의 아들, 또 헤즈볼라 고위 안보 담당자인 와피크 사파의 아들이 부상을 입었다.
이번에 폭발한 호출기들은 헤즈볼라가 수개월 전 도입한 기종으로 이날 거의 동시에 폭발했다.
헤즈볼라 관계자들은 호출기 리튬 배터리가 폭발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스라엘이 배후일 것으로 예상했다.
헤즈볼라는 성명에서 이스라엘에 책임이 있다면서 반드시 보복하겠다고 다짐했다.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 7일 가자 지구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면서 가자 전쟁이 시작되자 거의 동시에 이스라엘과 전투를 벌여왔다.
이스라엘 북부 레바논 접경지대에서 이스라엘을 계속 괴롭혀왔다.
한편 이란도 이번 호출기 동시 폭발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했다.
IRNA는 아바스 아라가츠치 이란 외교장관이 레바논 외교장관 압달라 부 하비브와 전화 통화에서 이스라엘이 이번 테러를 저질렀다며 이스라엘을 강하게 비판했다고 전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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