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보 당국 합동 성명, 이란 해커들이 공화당 정보 빼내 민주당에 보내
민주당 측은 엉뚱한 정보가 관계자 개인 e메일로 들어왔다고 항변
공화당은 이란과 민주당 유착 거론하며 정치 공세
민주당은 공화당 정보 이용한 적 없다고 밝혀
2016년부터 3연속으로 외국 개입 정황 포착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나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유니언데일에서 대선 유세를 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2016년부터 2020년, 2024년까지 러시아와 중국 등 사이가 좋지 않은 외국의 대선 개입을 경계해 온 미국 정보 당국이 이번에는 이란의 선거 개입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란 해커들은 공화당 대선 캠프를 해킹한 정보를 민주당에 제공했다고 알려졌으며, 민주당 측은 원치 않는 정보가 e메일로 들어왔다며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미국 CNN에 따르면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사이버인프라보안국(CISA), 국가정보국장실(ODNI)은 18일(현지시간) 공동 성명을 내고 이란 해커들이 공화당 대선 캠프를 해킹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에서 이란 해커들이 지난 6~7월 사이 “민주당 대선 캠프와 연관된 인물들에게 원치 않은 여러 통의 e메일을 보냈으며 해당 e메일에는 공화당 대선 캠프에서 훔친 비공개 정보 발췌본이 들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주당 대선 캠프에서 문제의 e메일에 답장한 정황은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지난달 10일 보도에서 자신을 ‘로버트’라고 밝힌 정체불명의 인물에게서 7월 22일부터 공화당 캠프의 내부 문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로버트는 e메일을 통해 선거 캠프에서 지난 2월 부통령 후보 심사 중 JD 밴스 공화당 상원의원(오하이오주)을 평가하는 내용이 담긴 문서를 보냈다. FBI는 폴리티코의 보도 직후 해당 문제를 수사 중이라고 알렸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나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정보 당국의 성명 당일 미국 뉴욕주 선거 유세에서 “이란이 내 대선 캠프를 해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이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를 바이든 캠프에 줬다”고 강조했다.
공화당 대선 캠프도 같은날 성명을 내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해킹된 자료를 사용 했는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란이 민주당을 돕기 위해 활발한 선거 개입을 벌인 추가 증거가 있다”고 역설했다.
정보 당국이 밝힌 e메일 발송 시기의 민주당 대선 후보는 바이든이었다. 그는 7월 21일에 후보에서 물러나면서 해리스를 다음 후보로 추천했다.
민주당 선거 캠프의 모건 핀켈스타인 국가안보 대변인은 “우리는 바이든 대선 운동에 연루된 특정 개인들이 외국의 개입 작전에 피해를 입었다는 점을 인지한 이후 적절한 사법 기관과 협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정인들이 개인 계정으로 스팸 메일이나 사기성 e메일처럼 보이는 것들을 받았다”면서 “미국 선거에 개입하려는 외국의 불청객들을 가장 강력한 용어로 비난한다”고 밝혔다. 익명의 민주당 대선 캠프 관계자는 CNN을 통해 e메일에 담긴 비공개 정보가 “사용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같은날 유엔의 이란 상주 대표부는 CNN에 성명을 보내 미국 당국의 발표가 “신뢰성 및 적법성이 전혀 없으며 이러한 혐의 제기는 기본적으로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란은 미국 선거와 관련된 내부적인 논란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미국 여야는 2016년부터 올해까지 총 3차례의 대선을 치르면서 끊임없이 외국의 선거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2016년에는 국제 폭로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수천 건의 미국 정부 문서를 공개한 뒤, 러시아 해커가 민주당 대선 캠프에서 훔친 정보라고 밝혔다. 미국 국가정보국(DNI)은 2021년 1월 18일 발표에서 중국이 2020년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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