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종가가 표시돼있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시장에 선반영되고 추가 인하 기대가 축소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19일 소폭 하락하는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한미 금리차가 축소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올해 연말께 1250~1270원대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0.5원 내린 1329.0원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1329.0원으로 하락 출발한 뒤 장중 한때 1336.7원까지 올랐으나 오후 들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원점으로 돌아와 하락 마감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시장에 선반영된 가운데 당장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도 축소되면서 환율이 보합권에 머문 것으로 분석된다. 최광혁 LS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50bp 인하는 시장에서 대부분 선반영됐던 것"이라며 "시장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내년 100bp 금리 인하를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더 크게 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 목표 범위를 5.25∼5.50%에서 4.75∼5.0%로 0.5%포인트(p) 낮췄다. 중장기 금리는 2.8%에서 2.9%로 높였다. 단기적으로는 금리인하가 빠른 속도로 이뤄지지만 중장기적으로는 2% 후반~3%대에 머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다.
다만 파월 연준 의장은 이번 '빅컷'(0.50%p 기준금리 인하)을 '새로운 속도'로 봐서는 안 된다면서 추가 인하 기대에 선을 그었다.
파월이 향후 데이터에 의존해 금리인하에 나선다는 발언과 장기 중립금리 상향 조정으로 인해 달러는 강세를 보였다.
유로화·엔화 등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연준의 기준금리 발표 직전까지 100.8을 상회하다 빅컷 발표 이후 100.215까지 떨어졌다. 이어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을 진행하면서 가파르게 반등해 19일 자정께 101.02까지 올랐다.
이에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올해 연말께 1250~1270원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광혁 연구원은 "유로존과 중국의 경기회복세가 너무 늦어지면서 원화 강세 요인 자체가 크지 않아 달러인덱스가 하락하는 만큼 원·달러 환율도 내려갈 것"이라며 올해 연말 원·달러 환율이 1250원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연구원 역시 "연준이 금리인하 경로는 많이 낮췄고 한국은행이 금리인하를 서두를 것 같지 않다는 점에서 한미 금리차가 좁혀지는 것은 약세 요인"이라며 "원·달러 환율은 연말께 1300원 이하, 1275원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문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가 지나면 연준의 금리인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한은도 인하 경쟁에 들어서게 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 원·달러 환율 예상밴드를 1250~1300원, 하반기에는 1250원 이하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