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체코 정상회담서 필요성 공감
웨스팅하우스, 韓 수주때마다 훼방
정부 나서 우호 분위기 조성 노력
24조 두코바니 원전 수주 굳히기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9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체코 공식 방문을 위해 출국하며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체코의 신규 원전 예정부지인 두코바니 전경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서울·프라하(체코)=김윤호 김학재 기자】 체코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두코바니 원전 수주를 계기로 미국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의 반복적인 이의제기를 차단할 수 있는 대응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 원전동맹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웨스팅하우스에 줄 것은 주되 원전 수출에 대한 주도권은 한국이 갖는 방안이다.
윤 대통령은 19일부터 오는 22일까지 체코 프라하를 찾아 24조원 규모 두코바니 원전 건설사업 최종 수주를 굳히기 위한 협의에 돌입했다. 대통령실은 '원전동맹'이라고 표현할 만큼 두코바니 원전 건설을 위한 양국 원전 협력을 공고히 한다는 설명이다.
양 정상은 19일(현지시간) 오후 정상회담을 통해 두코바니 원전 건설을 위한 양국, 또 한미 간 파트너십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와 함께 첨단산업과 인프라 분야에서도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윤, 웨스팅하우스 협력 모멘텀 마련
윤 대통령이 두코바니 원전 건설 수주를 위해 직접 나설 수밖에 없는 배경은 굳건한 동맹국인 미국의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가 이의제기를 한 상황이라서다. 웨스팅하우스는 원천기술 지식재산권을 보유했다는 것을 내세워 우리나라가 원전 수출을 시도할 때마다 클레임을 걸면서 우리의 원전 수출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해오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건설 때에는 웨스팅하우스의 설비를 공급 받는 것으로 합의한 바 있고, 이번 두코바니 원전 또한 결국 웨스팅하우스에 '한몫'을 챙겨주는 결말이 예상된다. 그러나 원전을 수출할 때마다 웨스팅하우스와 부딪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윤 대통령이 나선 것이다.
앞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체코 순방 관련 브리핑에서 "나아가 한미가 앞으로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원전 동맹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며 '파트너십'을 거론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복수의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본지에 웨스팅하우스와 동행하는 개념이라고 귀띔했다. 글로벌 원전 시장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서로 다투기보단 파트너로서 협력해 공동이익을 취할 수 있도록 한미 정부가 모멘텀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다만 웨스팅하우스에 어느 정도의 이익을 내줄지는 양국 정부 차원에서 일률적으로 정하는 게 아니라 기업 간 협상에서 구체화된다. 그러므로 향후 원전 수출도 건건이 웨스팅하우스가 차지할 몫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웨스팅하우스의 원천기술 지재권이 실제로 얼마나 적용됐는지 등을 따질 것으로 보인다.
바라카 원전의 경우 사업 총규모인 186억달러에서 웨스팅하우스가 설비 공급으로 가져간 몫은 20억달러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체코 원전 건설에 쓰일 기술은 당시와 다른 만큼 협상을 통해 바라카 원전 때보다 웨스팅하우스의 몫을 줄이는 시도를 할 전망이다.
■체코 희망하는 첨단산업 등 협력도
양 정상은 두코바니 원전 건설을 계기로 경제협력의 지평을 넓히기로 했다. 첨단기술과 에너지, 기후위기 등 미래를 위한 과제에서 전략적으로 공조키로 한 것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크게 무역·투자와 첨단산업, 과학기술, 인프라 분야로 나눠 각기 제도적 기반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당장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강구할 세부분야는 바이오, 디지털, 교통 인프라 등이다. 이를 통해 그간 우리 자동차 기업들의 진출을 바탕으로 이뤄지던 제조업 중심 경제협력을 함께 미래산업을 키우는 동반성장의 기반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윤 대통령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는 물론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외에도 중소기업 등 최대 60개 기업 총수들이 포함된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동행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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