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서우위안, 푸청 등 주요 업체들 매출액 25~32% 감소
지난 4월 2일 청명절을 맞아 방문객들이 베이징의 한 공공 묘지 입구에서 묘지에 잠들어 있는 친지들을 위해 헌화를 하고 있다. 신화통신 연합뉴스
【베이징=이석우 특파원】중국 경기 침체와 소비 둔화 속에 장례 지출마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의 대표적 묘지·장례 서비스 기업인 푸서우위안의 올 상반기 매출은 11억위안(약 2000억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30% 가까이 줄었다.
푸서우위안이 지난달 말 홍콩 증권거래소에 제출한 상반기 재무 보고서에 따르면, 이 업체의 순이익은 2억9900만위안(약 565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4억6500만위안(약 879억원)에 비해 35% 이상 감소했다.
매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상하이 지역 매출은 2억 위안(약 380억원) 넘게 줄었고, 동북 지역 랴오닝성 매출도 40% 가까이 떨어졌다. 푸서우위안의 묘지 평균 가격은 10만위안(약 1900만원)을 웃돈다. 이 업체는 올해 상반기 가격을 0.2% 인하했지만 판매량은 31.5% 줄어든 6682곳에 그쳤다. 묘지 매출도 31.7% 감소했다.
업체 측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억눌렸던 수요가 풀려 개선된 작년 실적의 기저 효과와 올해 지속 중인 경제 위축 상황이 매출 급감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푸서우위안은 보고서에서 "올 상반기 전반적인 경제 환경과 기대치의 영향으로 소비자 지출이 더 신중해졌고, 구매 전 의사 결정 주기가 길어지는 경향이 있었다"면서 "장례 서비스 업체들을 위한 지방 지원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대형 묘지 서비스 업체 가운데 하나인 푸청도 올해 상반기 장례·묘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6% 줄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작년 중국에선 연간 902만명이 태어나고 1110만명이 사망해 사망률이 5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60세 이상 인구는 지난달 말 기준 2억9697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21.1%를 차지해 '중등도 고령화 사회'(중국정부 분류)에 진입했다.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서, '비싼 묘지'를 택하는 세태에 변화가 생기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중국 매체들은 대도시 묘지보다 가격이 싼 교외 도시 아파트를 유골 보관 장소로 정하는 중국인들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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