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군 버지니아급 핵추진 잠수함 '버몬트함'(SSN-792·7800t급)이 23일 오전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국내 첫 입항한 버몬트함은 길이 115m, 폭 10.4m이며, 승조원은 130여명 규모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북한은 24일 미국 핵추진잠수함 버몬트함 부산 입항에 반발하며 핵무기 개발의 명분으로 삼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담화에서 항공우주정찰소가 전날 부산항에 핵잠수함 입항을 포착했다고 주장하며 “최근 미국이 핵전략자산들의 위력을 순차적으로 공개하며 힘을 과시하는 맥락에서 볼 때 수면 아래 감춰져야 할 핵잠수함의 공개적 기항에 내재된 진목적을 어렵지 않게 가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 3’ 시험발사 △차세대 스텔스 전략폭격기 ‘B-21 레이더’ 시험비행 영상 공개 △최신 핵잠수함 버몬트함 부산항 입항 등 미군의 최근 행보를 거론하며 “이른바 3대 핵전략자산이라는 주패장들을 모두 꺼내든 셈”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세계의 면전에 ‘힘의 우위’를 의도적으로 시위하는 데 몰념하는 미국의 광기적인 군사전략적 기도를 명백히 보여준다”면서 “불안·초조해 하는 추종 무리들을 결박하기 위해 지역에서 각종 크고 작은 군사 쁠럭(블록)들을 조작하면서 조선반도(한반도)와 그 주변지역에 핵전략자산을 총투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쿼드(Quad, 미국·일본·호주·인도 안보협의체)가 북한의 핵탄두용 고농축 우라늄(HEU) 생산기지 공개에 규탄 공동성명을 낸 것과 한미일 안보협력도 언급하며 “우리 국가와 지역 나라들을 정치·군사적으로 포위·압살해보려는 미국의 지정학적 흉심의 대표적 산물”이라고 비난했다.
김 부부장은 “미국이 수중에서 최후의 핵타격을 가하는 걸 사명으로 하는 잠수함까지 수면 위에 끌어올려 ‘압도적 능력’을 시위해도 달라질 건 아무것도 없다”며 “미국의 핵위협 공갈에 상시적으로 로출되여있기에(노출돼있기에) 외부로부터의 각이한 위협에 대응하고 견제하기 위한 우리의 핵전쟁 억제력은 질량적으로, 지속적으로 그리고 한계 없이 강화되여야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 핵잠수함은 결코 공포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미 전략자산들은 안식처를 찾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종합하면 미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를 빌미 삼아 북핵 고도화를 정당화하고, 이를 통해 오히려 우리나라와 미국을 위협하는 것이다.
한편 미 해군 SSN-792호 버몬트함은 7800톤 버지니아급 핵추진잠수함으로 길이 115미터, 폭 10.4미터, 승조원 130여명 규모다. 전날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했다. 버몬트함이 국내에 입항한 건 처음이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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