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 연료로 AI 전력 사용 충당하는 빅테크
AI 사용량 증가하면서 온실가스 배출도 증가
수 조원 지출하며 탄소 배출 감소 시도
인공지능(AI) 사용에 필수적인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화석 연료에 의존하고 있는 빅테크들의 온실가스 배출량도 급증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인공지능(AI) 때문에 온실 가스(탄소) 배출량이 급증한 빅테크 기업들이 수조 원을 써가면서 신재생 에너지 확보에 올인하고 있다. 빅테크들이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해 AI를 구동하더라도 탄소 배출 감소는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AI로 인한 전력 소비가 급증하면서 주요 빅테크의 탄소 매출량도 크게 늘어났다. 빅테크를 포함한 대부분의 기술 기업들은 AI 전력 소비를 화석 연료로 충당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의 경우 지난 2019년 대비 지난해 탄소 배출량이 70%나 급증했다. 구글의 경우에도 50%, 마이크로소프트(MS)는 40% 각각 크게 늘어났다.
탄소배출량 증가 때문에 AI를 포기할 수 없는 빅테크를 포함한 모든 테크 기업들은 원자력 발전과 지열을 활용한 신재생 신재생 에너지에 눈을 돌리고 있다.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을 권장하는 미국 정부의 정책에 부응하고 자신들이 내세웠던 탄소 배출 감소 약속도 지키기 위해서다.
신재생 에너지 확보를 위해 테크 기업들은 작게는 수억 달러에서 크게는 수십업 달러를 지출하고 있다. MS는 펜실베이니아주의 원자력 발전소 1곳에서만 20년 간 전력을 공급받기 위해 16억 달러(약 2조 1269억 원)를 지출했다. 아마존도 원자력 발전으로 가동되는 데이터 센터를 위해 6억 5000만 달러(약 8640억 원)를 베팅했다.
구글은 네바다주에 5MW 규모의 지열 발전소를 짓기로 결정했다. 구글 데이터센터 에너지 책임자 아만다 코리오는 "우리는 우리의 방식이 미국 전역에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예 오라클은 세 개의 소형 모듈형 원자로로 구동되는 AI 데이터 센터를 설계중이다. 테크 기업들이 얼마나 온실 가스전력 확보에 목을 메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관련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과 계약을 체결한 테크 기업도 있다. 2030년까지 총 10만 t의 온실가스 배출을 제거하기 위해서다. 10만 t의 온실 가스량은 2만2000대의 차량이 연간 배출하는 양과 비슷하다.
빅테크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AI가 신재생 에너지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도와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빅테크들의 희망대로 탄소배출량이 줄어들지 여부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이 많다. 워낙 AI로 인한 전력 소비가 크고 덩달아 탄소 배출량도 더욱 더 늘어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모건스탠리는 "오는 2030년까지 빅테크의 탄소배출량은 미국 전체 배출량의 40%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컬럼비아 비즈니스 스쿨의 기후 경제학자 게르노트 와그너는 "AI로 아무리 에너지 생산성을 높이더라도 빅테크의 탄소배출량 증가는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AI가 전력 사용량을 증가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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