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독일 등 일부 EU 회원국에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완화
伊 산업장관, 제로 탄소 배출 실현 불가능, 재검토해야
차량공유업체 우버는 2030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 요구
지난 2023년 5월24일(현지시간) 독일 츠비카우의 폭스바겐 전기차 공장에서 로봇이 ID.3 차량에 배터리를 장착하고 있다.EPA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유럽연합(EU)의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시한을 재고해달라는 유럽 자동차 업계의 요청에 이탈리아와 독일 정부도 가세하기 시작했다.
EU는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CO2)를 완전히 없애겠다며 2035년까지 휘발유와 디젤 엔진차의 판매를 금지하겠다는 방침이나 자동차 업체들의 반발 속에 일부 정부도 재고 요청에 가담하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유로뉴스가 보도했다.
이탈리아 산업장관 아돌포 우르소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이탈리아는 독일과 함께 일부 회원국들이 EU의 자동차 매연 제로 탄소 배출 및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를 완화시켜달라는 요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우르소 장관은 EU의 제로 탄소 배출은 실현될 수 없을 것이라며 2026년말이 아닌 내년말로 재검토 날짜를 앞당길 것을 독일과 공동으로 EU집행위원회에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르소는 유럽 자동차 산업이 붕괴된 상태며 EU가 나서지 않으면 자동차 생산직 종사자 수만명이 감원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주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도 전기차 판매 감소에 매연 배출 감소 시한을 연기했다.
ACEA는 지난달 신차 등록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 이상 줄어든 64만4000대 였으며 전기차의 시장 점유율은 약 7%로 3분의 1 더 줄었다고 밝혔다.
ACEA는 전기와 수소 충전 인프라, 그리고 경쟁력을 갖춘 제조 환경이 부족하며 저렴한 친환경 에너지와 세금 감면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수소와 배터리, 원자재 공급도 확보가 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EU는 내년에 판매되는 신차의 매연 배출량이 1km 주행당 93.6g으로 제한하도록 하고 있으나 전기차 판매 감소 속에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달성하기 힘들다고 완성차 업체들은 반발하고 있다.
EU가 내년부터 큰 액수의 벌금을 부과할 것으로 알려져있는 가운데 집행위는 자동차 업체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독일 정부가 협상 막판에 저탄소 배출 합성 연료로 달리는 차량의 등록을 허용하도록 2026년에 다시 검토한다는 조항을 포함시켜 내연기관차 잔류에 대한 희망을 기대하고 있다.
반면 EU집행위 관계자는 내년말까지 아직 15개월이 남아있으며 2019년 시한을 정했을 당시 자동차 업계가 맞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는 입장이다.
EU가 지난해에 추가로 매연 감축 시한을 채택한 것은 2035년부터 CO2를 배출하지 않는 승용차나 승합차만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어서 사실상 모든 휘발유나 디젤차의 판매 금지를 의미한다.
발전기와 배터리 제조업체 등 유럽의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기대하고 있는 업계에서는 EU가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를 고수할 것을 압박하고 있어 자동차 업계와의 마찰이 예상되고 있다.
내연기관차 퇴출에는 차량공유업체들도 합세하고 있다.
대표적인 차량공유업체 우버는 EU가 친환경 차량 수요 증대와 매연 배출감축을 위해 2035년이 아닌 2030년까지 공유차량용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도록 요청했다고 유로뉴스가 전했다.
우버에 따르면 공유업체와 렌터카, 택시에 사용되는 차량이 신차 매연 배출의 71%를 차지하고 있다며 늦어도 2035년까지는 판매를 할 수 없도록 EU에 요구했다.
우버 부사장 아나벨 디아즈는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서는 법인차량들이 대상이 돼야하며 친환경 전환 비용을 위한 EU집행위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