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사내 정치 색채 차단 조치
올해 선거 정치 헌금 중단, 정치적 중립 선언
트럼프와도 올해 두차례 통화, 암살 미수 사건 발생에 안전 기원
2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의 메타 본사에서 열린 메타 커텍트 연례 행사에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한때 미국 진보주의의 강력한 후원자였던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점차 정치와 멀리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저커버그의 나이가 40대를 접어들면서 정치에 회의감을 느끼고 있으며 친지와 동료, 고문들과 대화를 통해 최근 수년간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저커버그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의 모기업 메타의 고위 임원들은 정치에 개입하면 할수록 회사가 더 많은 주목을 받는다는 것을 깨닫고 점차 손을 떼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커버그는 페이스북 브랜드가 손상된 것은 자신의 책임으로 완전히 회복되는데 1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저커버그는 지난 5월 ‘억만장자들의 여름 캠프’로 불리는 미 아이다호주 선밸리의 앨런 앤드 컴퍼니 컨퍼런스에 참석해 사석에서 좌편향적인 직원들을 자신의 자선재단에 채용한 것을 후회했다고 발언했다.
NYT는 이 같은 저커버그의 발언은 자신이 워싱턴 정치에 최대한 관심을 두지 않으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편파적인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자선 프로그램 지원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또 직원들의 사회 행동주의 활동에도 제동을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커버그는 지난달 미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2021년 페이스북에 올려지는 코로나19 관련 내용을 검열하도록 압박했다고 폭로하면서 이번 미국 대선에는 2020년과 달리 자신은 중립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진보성향을 보이던 저커버그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도 가까워지려 해 지난 여름 두 차례 통화를 가지면서 손상됐던 두 사람간 관계 회복에도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NYT는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 CEO들이 사회적 문제 논쟁에 회의를 느끼면서 거리를 두려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저커버그의 변화는 정치 개입으로 생길 수 있는 리스크의 위험을 인지하고 선거가 끝날 때까지는 안전한 길을 가려는 것으로 분석했다.
저커버그는 이제 자신의 정치 취향을 진보보다는 고전적 진보주의나 자유의지론으로 여기면서 기업에 대한 규제 반대, 자유시장과 세계화 수용, 사회정의를 위한 개혁 지지를 표방하되 좌편향 진보주의가 되는 것에는 제동을 걸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저커버그는 빌 게이츠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부인 프리실리 챈과 함께 자선재단 챈 저커버그 이니셔티브(CZI)를 설립해 마약 합법화와 재소자 줄이기 같은 문제에 막대한 돈을 기부하기도 했다.
저커버그는 지난 2020년 CZI 회의 도중 한 직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하지 않는다며 페이스북이나 CZI에서 사임할 것을 요구받은 것에 분개해 진보적 정치와 손을 떼기 시작했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그러면서 2021년 저커버그 부부는 CZI의 정치 관련 활동 중단을 중단했으며 정치에 초점을 맞춰온 직원들은 사직하거나 재배치됐다.
또 2022년 미국 대법원이 낙태권을 무효화시킨 것에 일부 CZI 직원들이 낙태를 할 수 있는 권리를 지키는데 초점을 맞추려 하자 부인 프리실라는 과학과 교육, 지역 봉사활동에 더 집중하겠다고 맞섰다.
저커버그 부부는 2020년 대선때 일부 고문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로 인한 봉쇄령으로부터 투표소가 안전하게 운영되는데 4억달러를 기부했다가 트럼프 등 공화당으로부터 민주당 강세 지역의 투표를 늘리려 한다는 의심과 비난을 받았다.
그후 저커버그 부부는 정치헌금에 대한 후회를 하기 시작했으며 메타 경영진은 사내에서 정치 색채를 드러내는 것을 제어하기 시작했다.
낙태와 인종, 전쟁 관련 문제를 직원들이 거론하지 못하도록 내부 방침을 사내에 내렸으며 저커버그도 환영했다.
저커버그는 정치권과 우익 성향 미국 언론과 손상된 관계 회복에도 노력해 미국 공화당 전략가 브라이언 베이커를 영입했으며 올해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측근에게 이번에는 어떠한 정치헌금은 없을 것이라고 전달했다.
저커버그는 지난 여름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퇴임 이후 처음으로 전화 통화를 두차례 가졌으며 특히 암살 미수가 발생하자 트럼프의 안전을 기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저커버그는 아직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는 별다른 접촉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저커버그는 지난 23일 자산이 2000억달러(악 266조원)를 넘으면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와 함께 '2000억클럽' 대열에 합류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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