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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년 만에 태평양에 발사한 ICBM 사진 공개한 중국 인민해방군

미국 본토 타격 가능한 둥펑(DF)-31 AG로 자국 위력 과시 및 미국 등에 경고

44년 만에 태평양에 발사한 ICBM 사진 공개한 중국 인민해방군
중국 인민해방군이 위챗 소셜미디어 계정인 중국군호에 공개한 전날 태평양에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진. 위챗 계정 캡처 연합뉴스

【베이징=이석우 특파원】중국이 지난 25일 44년 만에 태평양으로 시험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한 둥펑(DF)-31 AG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인민해방군 소셜미디어 계정인 중국군호는 26일 위챗(중국판 카카오톡)을 통해 전날 발사한 ICBM의 사진 4장을 올렸다.

중국군호는 "로켓군이 훈련용 모의 탄두를 탑재한 ICBM 1발을 25일 오전 8시 44분 태평양 공해 해역으로 발사해 목표 해역에 정확하게 탄착시켰다"라는 설명도 함께 첨부했다.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군청색으로 칠해진 미사일이 열대성 덤불로 보이는 곳에 있는 발사대에서 이륙한 뒤 하늘로 솟구쳐 오르는 모습 등이 사진에 보였다고 설명했다.

외신들은 이 사진을 근거로 중국이 발사한 ICBM이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한 둥펑(DF)-31 AG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둥펑-31 AG는 2017년 7월 내몽골에서 열린 중국 인민해방군 창건 90주년 기념 열병식 때 공개된 바 있다.

발사 차량이 비포장도로를 지나갈 수 있어 추적해 파괴하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이 태평양으로 ICBM을 시험 발사한 것은 1980년 DF-5 이후 44년 만에 처음이다.

이번 발사는 중국이 핵 능력을 과시하면서 미국과 동맹국들에 경고를 보낸 것으로 평가됐다.

중국은 특정 국가를 겨냥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결성 3주년을 맞은 미국·영국·호주 3개국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와 지난 4월 필리핀에 중거리 미사일 발사 시스템을 배치한 미군 등에 대한 견제 목적이 깔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AP 통신은 이날 시험 발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에 예정된 전화 통화보다 몇 주 앞서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 등에 대한 경고와 함께, 군내 비리와 부패로 시 주석의 집중적 사정 대상이었던 로켓군 문제가 해결됐다는 것을 세계에 알리는 것일 수 있다고 짚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