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 임박해 공탁한 경우 피해자 의견 청취해야
형사공탁금 회수 원칙적으로 제한
법무부 전경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선고를 앞두고 피해자 의사에 반해 기습으로 공탁을 하거나, 감형받은 뒤 공탁금을 몰래 회수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법무부는 26일 형사공탁 시 법원이 피해자의 의견을 청취하는 절차를 신설하고, 공탁금 회수를 원칙적으로 제한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공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형사공탁은 형사재판을 받는 피고인이 피해자와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때, 법원에 일정 금액을 맡겨 피해 보상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당초 피해자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주소 등 인적사항을 알아야 공탁을 할 수 있었지만, 지난 2022년 12월 공탁법 개정에 따라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알지 못해도 공탁이 가능해졌다.
당시 개정 취지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정보를 알기 위해 무리하게 접근하거나 합의를 압박하는 등 2차 피해로 이어지는 문제를 막기 위함이었지만, '기습공탁', '먹튀공탁' 등 악용 사례가 발생했다.
이번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판결 선고가 임박한 시점에 형사공탁을 하는 경우, 법원이 피해자의 의견을 의무적으로 청취하는 규정이 신설됐다. 다만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 유족의 의사를 듣고, 피해자의 의견을 듣기 곤란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예외를 인정하도록 했다.
공탁금 개정안에는 형사공탁금 회수를 원칙적으로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피공탁자가 공탁물 회수에 동의하거나 확정적으로 수령을 거절하는 경우, 무죄 판결·불기소 결정(기소유예 제외)이 나온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회수가 허용된다.
개정법은 공포 후 3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된다. 개정 규정은 법 시행 이후 형사공탁을 한 경우부터 적용된다.
법무부는 "범죄 피해자들이 보호 사각지대 없이 형사사법의 한 축으로서 절차적 권리를 충분히 보장받고, 그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 개선을 위해 지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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