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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50달러까지 떨어진다?...하향 전망 잇따르는 이유는[주간 금융 돋보기]

‘국제유가 관전포인트’ 국제금융센터 보고서
2년간 이어진 OPEC+ 감산정책 완화 전망
중국 등 주요국 중심으로 원유 수요 감소
“우하향 추세 이어간다...당분간 상승 어려워”

국제유가, 50달러까지 떨어진다?...하향 전망 잇따르는 이유는[주간 금융 돋보기]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 북동쪽에 있는 쿠라이스 유전. 뉴시스.
[파이낸셜뉴스]7월 초 이후 약세를 지속하며 이달 9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한 국제유가의 낙폭이 향후 더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석유수출국기구(OPEC)플러스(+)의 감산 완화와 함께 중국 및 미국 등의 수요도 부진할 가능성이 커 향후 내년 국제유가가 5~60달러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8일 국제금융센터가 발간한 ‘최근 국제유가 관련 주요 관전포인트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투자은행(IB) 10곳은 최근 국제유가 전망을 하향조정했다. 오는 4·4분기 미국 유가 기준물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전망치를 지난달 초 81달러에서 이달 19일 73.50달러까지 내렸다. 2025년 2·4분기 전망치의 경우도 78.13달러에서 최근 72달러로 끌어내렸다.

이에 모건스탠리와 씨티는 원유수요 둔화 시그널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OPEC+가 감산을 확대하지 않는다면 내년 국제유가는 60달러선으로 하락할 소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일부 IB에서는 일시적으로 50달러선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예측도 나왔다.

이는 OPEC+가 지난 6월 예고한 감산완화 계획을 당초 10월에서 12월로 연기했으나 2년째 이어온 감산정책을 되돌리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기 때문이다. OPEC+는 2022년 10월 이후 총 여섯 차례에 걸쳐 감산을 발표했는데 이 중 두 번은 이행 의무가 있는 생산목표 감축이었으며, 네 번은 이행의무가 없는 자발적 감산이었다.

아울러 자발적 감산에 참여하고 있는 8개 OPEC+국은 올해 12월부터 내년 11월까지 감산 규모를 매월 일일 18만배럴 축소할 계획이다. 당초 다음달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국제유가 낙폭 확대로 2개월 연기됐다.

수요 측면에서도 하방압력이 우세하다. 중국의 1~8월 원유수입은 전년동기 대비 3.1% 감소했으며, 상반기 수요는 전년 동기보다 1.6% 증가하는 데 그치며 연초 전망(+2.1%)을 하회했다. 올해 연간 수요 증가율 전망도 연초 2.1%에서 8월에는 0.7%로 큰 폭 하향조정됐다.

미국도 원유수요가 7월 중순 이후 예년 수준을 2% 내외 하회하고 있으며 휘발유 수요는 올해 들어 내내 예년 수준을 하회하고 있다. 올해 연간 수요 증가율은 0.2%로 전년(1.3%)보다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이에 원유수요에 대해 긍정적인 OPEC도 9월 전망에서 금년 세계 수요 증가율을 기존 대비 0.1%p 하향조정했다. OPEC의 수요 전망 하향조정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이에 더해 비OPEC+의 생산은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 생산은 올들어 9월 중순까지 일일 1318만배럴로 전년 대비 24만배럴 늘었다. 현 추세가 이어지면 지난해(1294만배럴)을 넘어서 연간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게 된다. EIA는 시추기술 발전, 생산성 향상 등으로 미국 생산이 내년까지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캐나다도 오일샌드붐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중 일일 452만배럴로 전년 생산량이 4.6% 증가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오정석 국금센터 전문위원은 “OPEC+는 상황에 따라 감산완화를 재차 연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나 감산 장기화에 따른 내부 불만 누적, 비OPEC+와의 점유율 경쟁 등으로 이에 상관없이 회원국별로 증산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제유가가 약세국면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인위적 감산보다 수요 회복이 필요다는 평가가 우세하다”며 “수요가 회복될 수 있도록 국제유가가 충분히 낮아져야 비로소 반등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