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 연휴 다가왔지만 의료 우려감 여전
411개 응급실 중 406개 응급실은 '정상 가동'
의정갈등 인력이탈로 응급실 과부하도 가중
서울의 한 대학 병원 응급실 앞에서 환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징검다리 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응급실 이용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9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이번주에는 10월 1일 국군의날, 10월 3일 개천절이 끼는 징검다리 연휴가 이어진다.
휴일이 징검다리처럼 놓이면서 연달아 연휴로 운영하는 기업도 있고 휴가를 써서 연휴를 만드는 사람들도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대부분의 응급실은 24시간 정상 운영되고 있지만 이어지는 휴일에 당장 아플 경우 응급의료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감은 여전하다.
복지부에 따르면 26일 기준 전국 411 응급실 중 5개를 제외한 406개 응급실은 24시간 정상으로 가동되고 있다. 지난 추석 당시 국민들에게 소개된 것처럼 네이버 등 검색엔진에 '응급'이라고 입력하고 '응급의료포털 E-Gen'에 들어가 운영하는 응급의료기관을 찾을 수 있고 지도앱에서도 응급진료 의료기관을 알려준다.
현재 비상진료와 응급진료 모두 큰 혼란 없이 이용이 가능하지만 의정갈등 이후 서른 건 이상 발생한 응급실 뺑뺑이 사례와 사망 사례 등은 국민적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현재로선 공휴일 진료를 보는 병의원을 잘 파악해두는 것이 최선이다.
당장 진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의사 인력 부족 등으로 제대로된 처치를 받지 못하고 죽을 수 있다는 가능성은 매우 큰 불안요소다. 국민들 사이에서는 이런 시기에는 '아파서는 안된다'라는 말도 나오지만 본인의 의지로 제어할 수 없는 부분이기에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추석명절 연휴 기간 동안 부산에서 발생한 응급실 뺑뺑이 사례는 30대 여성이 100차례에 달할 정도로 전화를 돌렸지만 받아주는 병원을 찾지 못하고 결국 구급차에서 사망하면서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정부는 응급실 대응 역량 문제는 과거부터 있었던 문제며 향후 응급의료 대응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응급실 의사 인력 부족이라는 고질적 문제를 의료개혁 등을 통해 점진적으로 개선해나갈 방침이다.
다만 의정갈등에 따른 전공의 등 필수의료 인력의 이탈은 응급실의 대응력을 떨어뜨리는 큰 요소다. 다음달부터 매주 수요일 성인 야간 진료를 중단하는 충북지역 유일의 상급종합병원인 충북대병원도 응급실에서 전공의들이 이탈하면서 대응력이 크게 저하됐다.
의정갈등 전 충북대병원에는 전문의 6명, 전공의 9명, 인턴 6명 총 21명이 근무했지만 현재 전문의 5명만 당직을 서며 업무를 보고 있다. 24시간 응급실을 정상적으로 가동하면 남은 의료진의 과부하가 심각해져 응급 대응을 받는 환자들도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다.
대학병원 교수 A씨는 "현재 한시적으로 수가 보상을 강화하는 등 정책을 펴고 있지만 땜질식 대응에 불과하고, 비상진료 상황을 끝내기 위해서는 결국 전공의들이 돌아와야 한다"며 "현재 상황은 응급실 의료진 뿐만 아니라 배후진료 인력들까지 '번 아웃'이 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외관상 정상이지만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장은 "응급실을 이미 무리하면서 운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누구 하나라도 문제가 생겨 업무에서 이탈하면 버틸 수 없다"며 "정부가 수가를 높이는 등 인센티브를 주고 있지만 돈 문제가 아니라 응급실에 올 사람이 없고, 응급의학과를 나오지 않은 의사를 데려다 놓는다고 해서 대응력을 높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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