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1일 금통위 앞두고 회동
금리 인하 조건인 가계부채 강조
9월 들어 둔화 시작...피벗 조건 탄탄해져
[파이낸셜뉴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9월 30일 16개 은행장을 만나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달라”고 강조했다.
다음달 금융통화위원회를 2주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인 만큼 피벗(통화정책 전환)의 최대 걸림돌로 꼽히는 가계부채가 9월에 이어 10월에도 확실히 둔화할 수 있도록 대출 규제의 강도를 유지해달라는 주문이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별관에서 열린 하반기 금융협의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금융협의회는 한은이 은행권과 반기마다 주요 금융·경제 사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이 총재가 은행장들에 가계부채의 안정적인 관리를 당부한 배경에는 9월 들어 둔화세를 이어가는 가계대출이 10월에 다시 늘어나지 않게 하기 위한 선제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거래가 둔화하면서 가계대출 규모도 줄어들고 있어 은행권이 지금처럼 관리에 힘써달라고 당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권도 금리인상 등을 통해 한국은행의 주문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8월에 계약하면 11월에 잔금을 치러야 한다”며 “이때 대출 금리가 낮은 은행으로 수요가 쏠리기 때문에 은행들이 금리 비슷한 수준으로 맞추려면 당분간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은은 은행권의 적극적인 관리에 힘입어 가계대출 관리가 향후 적절하게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9월 들어 신규 주담대가 급증하는 것을 두고도 둔화세가 지속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9월 신규 취급액 증가는 7∼8월까지 서울 아파트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시차 두고 반영된 결과”라며 “대출 상환 및 대환 수료를 고려한 잔액 기준 증가폭을 보면 전월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총재와 은행장들은 국내 무위험지표금리(KOFR) 거래 활성화, 한국은행 대출제도 개편 등 주요 금융·경제 이슈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 8월 컨퍼런스 이후 OIS(하루짜리 KOFR금리와 고정금리를 교환하는 이자율스왑) 시장을 내년 4월까지 출범시키자는 목표를 수립한 만큼 은행들이 자발적으로 KOFR 거래를 많이 늘릴 수 있도록 유도하는 차원”이라며 “대출제도 개편의 경우 통합 시스템 개발에 있어 은행들의 실무 작업이 착실히 이뤄지도록 당부하는 취지”라고 전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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