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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증가 덕에… 4대 금융, 3분기 역대급 실적 쓰나

당기순이익 전년比 7.8% 늘어
대출 억제정책에 막차수요 영향
가계대출 역대 최고수준 넘어서
밸류업 편입 불발 KB국민·하나
주주환원책 강화해 재편입 노려

가계대출 증가 덕에… 4대 금융, 3분기 역대급 실적 쓰나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주요 금융지주가 3·4분기에도 실적 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으로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연달아 올리는 가운데 대출 막차 수요가 더해지며 수익 증대가 예상된다.

■이자이익 증가에 호실적 전망

9월 30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의 합산 당기순이익은 4조7881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년동기(4조4423억원) 대비 7.8% 늘어난 수치다.

KB금융이 1조4974억원으로, 11.57% 증가할 전망이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각각 13.55% 늘어난 1조3840억원, 8.31% 확대된 1조435억원으로 점쳐진다.

가장 큰 요인은 역대 최고 수준을 넘어선 가계대출이다. 3·4분기 가계대출이 급증하면서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을 방어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금리인하기에는 NIM이 줄어들지만 5대 시중은행이 금융당국의 압박에 가계대출 급증세를 잡기 위해 지난 7~8월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를 22차례 인상하면서 은행의 이자이익 증가분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9월 26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594조1503억원으로 6월 말(573조6676억원) 대비 20조4827억원이 늘었다. 4~6월 증가액(10조4074억원)에 비해 10조원이 많다.

3·4분기 부동산 거래량 증가세가 서울에서 수도권으로 확대되면서 주담대가 급증한 영향이다. 지난 8월까지 수도권의 아파트 거래량은 14만1911건으로, 지난해 연간 거래량(15만6952건)의 90% 수준에 근접했다.

■KB금융, '리딩뱅크' 탈환할까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중에서 누가 리딩뱅크를 차지할 지도 관심이 높다. KB국민은행은 이달 가계대출 증가세가 완만한 가운데 기업대출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3·4분기 기업대출 속도 조절에 나섰고, 가계대출은 여전히 급증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분기에는 신한은행이 당기순이익 1조1248억원으로 KB국민은행(1조1164억원)을 근소하게 앞지른 바 있다.

또 다른 관심사는 주주환원책이다.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의 '코리아 밸류업 지수' 편입이 불발되면서 더욱 강력한 주주환원책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밸류업 지수에는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지주만 포함됐다.

특히 KB금융은 다음달 실적발표와 동시에 밸류업 본공시가 예정돼 있다.
지난 5월 상장기업 중 최초로 예고 공시를 냈었다. 한국거래소가 연내 리밸런싱(구성종목 변경) 가능성을 시사한 만큼 더 적극적으로 주주환원책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은 이번에 지수 편입이 무산되면서 한층 전향적으로 주주환원율 확대를 도모할 공산이 크다"며 "명시적인 주주환원율 제시보다는 단기간에 50%를 크게 웃돌 수 있는 상단이 열려 있는 방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박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