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회장 만난 금융위원장
"자회사에서 부채총량 60% 취급
대출목표 지키도록 노력해달라"
금융사고 줄일 내부통제 주문도
9월 30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위원장-금융지주회장 간담회에서 김병환 금융위원장(맨 오른쪽)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9월 30일 "가계부채 증가 추이에 따라 준비돼 있는 수단을 적기에 과감히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지주 회장들에게는 남은 3개월 동안 가계대출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줄 것을 당부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8개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농협·DGB·BNK·JB) 회장 및 은행연합회장과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최근 가계부채 증가세에 대해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범위 내에서 관리될 수 있도록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중심으로 관리하겠다"며 "가계부채 증가 추이에 따라 준비돼 있는 수단을 적기에 과감하게 시행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정부는 2단계 스트레스 DSR 적용 등 대출규제 방안을 발표했다. 추가 규제 방안으로는 △DSR·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 강화 △스트레스 DSR 3단계 조기 시행 △개인신용대출 소득대비대출비율(LTI) 적용 등이 추가 규제 방안으로 언급됐다.
정부 발표와 은행권의 자체적인 가계대출 관리대책의 영향으로 최근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증가세는 다소 주춤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이 9월 1~26일 취급한 주담대 규모는 8월 대비 4조5457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월 순증액(8조9115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다만, 신규 주담대는 여전히 수요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9월 1~26일 신규 주담대 규모는 7조8466억원으로 8월(11조1465억원)에 비해 축소됐지만 둔화세는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9월은 추석 연휴 3일을 뺄 경우 하루 평균 신규취급액이 3412억원으로 8월(3596억원)에 비해 5%가량 줄어드는 데 그쳤다.
김 위원장은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 금융지주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에서 가계부채 총량의 60%가 취급되고 있다"며 "올해 남은 3개월간 가계대출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지주 차원에서 가계부채 관리 목표를 수립해달라"고 강조했다. 또 "은행·증권·보험 등을 아우르는 금융지주 차원에서 대출·지분투자 등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구성할지에 대한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금융권 내부통제에 대한 중요성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책무구조도가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시범운영에 적극 참여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금융지주 회장들은 "최근 반복되는 금융사고는 조직의 근간을 흔들고 고객의 신뢰를 저하하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책무구조도 시범운영에 적극 참여하는 등 새로운 내부통제제도가 안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이들은 또한 방산, 원전 등 국가 핵심전략 산업의 수출과 관련해 금융그룹 차원에서 충분한 금융지원을 통해 원활하게 뒷받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환경변화에 따른 금융지주의 역할 강화 등을 위해 필요한 제도개선을 적극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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