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3개법 재의요구안 의결
국힘 "똘똘 뭉쳐 폐기시킬 것"
민주 "부정부패 묵인안돼" 압박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 주 중으로 쌍특검법과 지역화폐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대치 정국은 첨예해지고 있다.
여야 협의 없이 거대야당이 강행처리한 법안을 윤 대통령이 거부해도 다시 야당이 입법을 반복되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지만 대통령실·여야는 여론전을 펼치고 있어 소모전은 지속될 전망이다.
야당은 여당을 향해 재표결 찬성 동참을 촉구하며 여권 분열을 꾀하고 있지만 당정간 갈등이 아직 분열 단계로 이어질 수준은 아니라는게 정치권 분석이다.
정부는 9월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채상병 특검법', '지역화폐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의결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같은달 19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들 법안을 일방적으로 통과시켜 정부로 이송했고, 한 총리 주재 국무회의에서 해당 법안들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의결하면서, 거부권 행사 수순을 밟는 분위기다.
대통령실은 일찌감치 이들 세 법안에 대해 "반헌법적·위법적 법안"이라며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를 예고했었다.
윤 대통령은 법안이 이송된 다음 날부터 15일 이내인 오는 10월 4일까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이 해당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면 취임 이후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은 24건이 되지만, 정면돌파한다는 방침이다.
거대 야당이 초유의 입법 권력 남용으로 입법 강행을 거듭해 정치가 실종되고 있음을 강조한 대통령실은 조목조목 근거를 제시하면서 거부권 행사의 정당성을 강조해왔다.
국민의힘도 "재의하게 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다시 한 번 하나로 똘똘 뭉쳐 폐기시킬 것"이라면서 이탈은 없을 것을 자신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거대 야당의 악법 횡포를 막아내는 건 집권여당의 책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무한반복되는 야당의 원내 정쟁 공세의 목적은 '정권 퇴진 빌드업'임을 지적한 추 원내대표는 "민생은 안중에도 없는 입법 횡포가 무한반복되고 있다"고 야당을 비판했다.
당정의 이같은 대응에 야당은 장외로 나오며 여론전에 돌입, 공세 수위를 높이는 모습이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5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앞을 찾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을 버린 대통령, 범죄를 옹호하고 부정부패를 묵인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지 않으려면 거부권을 포기하고 특검을 수용하라"고 강조했다.
여당을 향한 재표결 찬성 동참 목소리도 이어졌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한동훈 대표와 국민의힘은 재의 요구가 넘어오면 이번에야말로 민심을 받들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거부권이 행사되는대로 빠른 시일 내에 재표결에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만일 거부권이 오는 4일 행사될 경우 주말인 5일에라도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는 주장이다.
본회의 개의 및 안건 상정을 위해서는 의장의 협조도 필요하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공소시효 만료일인 오는 10일 전에 표결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주말에라도 본회의를 열겠다'는 민주당의 주장에도 가능성을 열어뒀다. 우 의장은 CBS라디오에서 "10일 전에 법이 공표되든 되지 않든, 가결되든 부결되든 확정을 지어주어야 한다"며 "이런 일정에 맞춰서 국회의장이 적절하게 알아서 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최아영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