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사망한 필리핀 인플루언서 동즈아파탄(왼쪽), 지난 7월 사망한 중국 먹방 크리에이터 펀 샤오팅. 출처=SNS, 차이나프레스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조회수와 구독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무리한 '먹방(먹는 방송)'을 강행한 유튜버들이 잇따라 사망하고 있다.
과도한 양의 음식 먹는 '먹방' 찍다가 잇단 사망 사고
지난 6월에는 50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필리핀의 유명 유튜브 동즈 아파탄이 먹방 영상을 찍은 다음 날 심장마비로 숨졌다. 그는 전날 많은 양의 치킨과 쌀을 조리해 먹는 먹방 영상을 올렸고 이튿날 심각한 뇌졸중 등의 증상을 호소했다. 그의 뇌에선 혈전이 발견됐는데 의료진은 "매일 짠 음식과 다량의 고기를 섭취하면 혈압 상승에 의해 혈관이 파열돼 혈전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7월에는 매일 10시간 이상 쉬지 않고 음식을 먹는 생방송을 진행하던 유튜버 판샤오팅이 심장마비로 숨졌다. 그는 매 끼니 여러 종류의 고열량 음식을 10kg 넘게 먹어왔다. 사인은 '과식'으로 판명 났다.
10년 넘게 꾸준히 먹방 콘텐츠를 올린 엘살바도르 출신 유튜버 에드가 란다베르데도 37세의 나이에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170만 구독자를 보유한 미국 틱톡커 '와플러69(본명 테일러 르준)'는 33세 나이에 사망했다. 사인은 심장마비로 추정된다.
일본에서도 '주먹밥' 빨리먹기 먹방을 하던 여성 유튜버가 생방송 도중 질식해 사망했다.
과식은 심장병, 위궤양 등 다양한 질환 유발
이처럼 잦은 '과식'은 당장 사망하지 않더라도 몸에 많은 악영향을 끼친다. 음식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열량 과다로 살이 찔 수 있으며 심장병, 위궤양 등 다양한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음식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소화기관 뿐 아니라 심장에도 부담을 준다. 또 위에 부담을 줘서 위궤양 같은 위장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잦은 과식으로 인해 비만 세포가 커져, 더이상 지방을 저장하기 어려워지면 저밀도 콜레스테롤과 유리 지방산이 세포로 들어가지 못하고 혈관을 돌아다니게 된다. 혈관 속에 콜레스테롤양이 점점 많아지면 혈관에 흡착하게 되고, 혈관이 좁아진다. 유리 지방산은 혈관에서 염증을 유발한다. 혈압이 올라가면서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커진다.
위궤양은 위점막이 헐어서 궤양이 점막뿐만 아니라 근육층까지 침범하는 상태를 말한다. 위궤양이 생기면 대부분 명치끝 부위의 통증이나 상복부의 속 쓰림 등을 겪는다. 이외에도 소화불량, 상복부 팽만감, 체중 감소, 메스꺼움 등이 나타난다.
음식물로 위 내 압력이 정맥압보다 높아지면 허혈이나 경색이 발생하기도 한다. 과식으로 인한 급성 위 팽만은 초기에 복통도 경미하고, 신체검사에서도 압통이 심하지 않아 진단이 어렵다. 위 경색이 진행됐다면 즉각적인 수술 치료가 필요하다.
수술을 시행해도 사망률은 50~65%에 달하며 수술을 놓치면 사망할 확률은 100%에 이른다.
과식은 장 건강도 해친다. 장내 세균 조성이 바뀌면서 촘촘하던 장 점막이 느슨해지는데, 이때 외부 이물질은 장 내부로 들어오고 장 속 독성 물질은 장 밖으로 나가 염증 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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