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두중량 8t에 발사관 길이 약 20m…북한 지휘부 지하벙커 타격수단
미군 전략폭격기 B-1B, 국군의 날 행사에 최초 등장…최대 57t 무장 장착
P-8A 포세이돈 해상초계기·대테러 다족보행로봇 등 국군의 날 첫선
[파이낸셜뉴스]
1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지대지 미사일 현무-5 등 장비가 분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지대지 미사일 '현무-5'가 분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76주년 국군의 날인 1일 오전 경기 광주시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서울 상공에서 공군 스텔스전투기 F-35A가 공중분열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1일 서울공항에서 열린 제76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서는 유사시 북한 지휘부가 은신한 지하 벙커 수백m를 뚫고 들어가는 전술핵급 파괴력을 지닌 괴물미사일로 평가받는 현무-5가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국방부는 이날 오전 서울공항에서 '강한 국군, 국민과 함께'라는 슬로건으로 국군의 날 기념식을 개최했다. 장거리 지대공유도미사일(L-SAM)을 비롯해 한국형 3축 체계 자산들이 대거 등장했다. 가장 주목을 받는 무기는 현무-5였다.
기념식에서는 9축 18륜 이동식 발사차량(TEL) 위에 약 20m로 추정되는 원통형 발사관(캐니스터)이 얹어진 형태의 현무-5 발사차량이 공개됐다. 해당 차량은 차제와 운전석이 전면을 바라본 채로 타이어만을 돌려 대각선으로 이동하는 측면기동 능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국군의 날 기념행사 때 처음 공개된 현무-4는 탄두 중량이 2t이었지만, 이번에 첫선을 보인 현무-5는 총중량 36t에 탄두 중량만 세계 최대 수준인 8t에 이르며 탄두부를 구성하는 폭발 물질 소재 개선 등을 통해 실제 폭발력은 탄두 중량을 크게 웃도는 11t이 넘도록 설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체연료 기반 현무-5는 발사차량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발사 후 공중에서 점화되는 '콜드론치' 방식이 적용됐으며, 고위력 탄도미사일로 북한 전쟁지휘시설, 지하 미사일 기지 등을 파괴하는 수단인 벙커버스터를 임무로 개발됐다.
현무-5는 현무-4와 같이 외기권(고도 500~1000km)까지 올라간 뒤 운동 에너지를 이용해 마하10 이상의 속도로 하강한다. 운석이 지구에 충돌할 때 만들어지는 파괴력을 모방, 탄두를 무겁게 해서 운동 에너지를 높이기 위해 폭약은 약 20% 정도로 대부분을 중금속으로 채워 같은 위력의 핵무기보다 큰 지하 관통력을 지니도록 설계된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탄두 중량 2t의 현무-4 미사일이 지상에 떨어지는 순간 그 위력이 전술핵급에 준하는 1kt(TNT 1000t 폭발력의 위력)에 달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현무-5는 아직 그 정확한 위력이 공개되지 않았으며, 지하 깊숙히 위치한 적 벙커를 파괴하는 벙커버스터의 특성상 그 파괴력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1945년 8월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리틀보이의 폭발력 약 15kt(TNT 약 1만5000t)에 비해 3분의 1 이상의 위력을 지닌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현무 미사일은 GPS방식의 유도뿐 아니라 3차원(3D Radar Mapping) 레이더 지형유도 방식(RADAG :Radar Area Guidance)을 복합적으로 사용해 적의 GPS 제밍을 받더라도 입력된 정보와 실제 지상의 지형지물을 정밀하게 대조·탐색하면서 목표물을 정확하게 찾아 타격하는 능력을 탑재했다. 군 관계자는 "현무는 북한 전 지역에 대해 초정밀 초고위력 타격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우리 군은 유사시 현무-5 수십 발을 동원해 평양 등 북한 전쟁지휘부 지하벙커를 초토화한다는 계획을 세워둔 것으로 전해졌다.
현무-5는 단거리탄도미사일(SRBM)로 분류되고 있으나, 탄두 중량을 줄이면 사거리 3000~5500㎞에 달하는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또는 준중거리 탄도 미사일(MRBM) 이상의 성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무'는 우리 군이 자체 개발한 미사일 명칭이며 지난 2023년 최종적으로 개발 및 시험 등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무-5는 한국형 3축 체계 중 하나인 대량응징보복(KMPR) 수단이다. 3축 체계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를 사전에 포착해 발사 전에 제거하는 킬체인(Kill Chain)과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대량응징보복을 더한 개념이다.
현무-1은 모두 퇴역했고, 현무-2 시리즈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현무-3 시리즈는 순항미사일이다. 현무-4 시리즈는 현무-2를 개량한 신형 탄도미사일로 '현무-4-1'은 지대지 탄도미사일, '현무-4-2'는 함대지 탄도미사일, '현무-4-4'는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로 알려졌다.
핵무기는 탑재하지 않지만 최대 57t 무장을 장착할 수 있는 미 공군의 초음속 폭격기인 B-1B 랜서도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 처음 등장했다.
아울러 이번 행사에는 우리 군이 보유한 3축 체계 핵심 전력도 대거 등장했다. 지난해 국군의 날에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된 장거리 지대공유도미사일(L-SAM)이 올해도 모습을 드러냈다. L-SAM은 고도 40㎞ 이상에서 적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미사일로 KAMD 핵심 자산으로 꼽힌다.
킬체인 핵심 전력 중 하나인 스텔스 전투기 F-35A도 서울공항 상공을 비행했다. 이와 함께 지난 6월 국내에 도착해 전력화된 해군의 P-8A 포세이돈 해상초계기도 서울공항 상공에서 위용을 과시했다.
민항기인 보잉737을 해상초계기로 개조한 P-8A는 시속 900㎞ 이상 속도로 비행하며 적 잠수함을 찾아내 공격할 수 있어 '잠수함 킬러'로 불린다.
국군의 날 기념행사 중엔 지난 6월 실전 배치된 한국형 자주도하장비 '수룡'과 대(對)테러 작전용 네 발 다족보행 로봇 등 다양한 전력도 선보였다.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미 공군 초음속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1일 오전 제76주년 국군의 날을 기념해 성남 서울공항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1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미 공군 초음속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1일 오전 제76주년 국군의 날을 기념해 서울 송파구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1
1일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제76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미국 공군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76주년 국군의 날인 1일 오전 경기 광주시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서울 상공에서 해군 해상초계기 P-8A '포세이돈'이 공중분열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25일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제76주년 국군의 날 미디어데이 리허설에서 자주도하장비 수룡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일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제76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유무인체계 장비와 네 발 다족보행 로봇이 분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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