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예냐 시행이냐'를 놓고 그동안 어정쩡했던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주 중 금융투자소득세 관련 당론을 정할 전망이다. 이재명 대표를 비롯해 김민석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가 유예론을 밝혀온 만큼 유예쪽으로 가닥이 잡힐 공산이 크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 주 의원총회에서 금투세 시행 여부에 대한 당 입장을 정리한다는 계획이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전날 오는 4일이나 5일 의원총회가 열릴 예정이고 거기서 금투세 관련 당론도 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민주당은 앞으로 1개월 정도 금투세에 대한 당내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당 차원 금투세 찬반 토론회와 시장 불확실성 등에 따른 여론 반발을 의식해 갑자기 보폭이 빨라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가오는 국정감사 기간 김건희 여사 의혹에 전선을 집중하기 위함이라는 분석도 있다.
여전히 당내에는 예정대로 금투세를 시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작지 않지만 지도부가 일관되게 유예론을 펼치는 만큼 의원총회에서도 유예 쪽으로 총의가 모일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 대표는 지난 달 29일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에 나와 "주식시장 투명성과 공정성을 해치는 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단속하고 주식 투자자들의 손실과 수익에 대해 공정하게 부담을 안분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것들이 다 되고 난 다음에나 (금투세 시행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앞서 당대표 연임에 도전할 때부터 일관되게 금투세 유예·완화론을 주장해 왔다.
한편 최근 민주당 일각에서는 금투세 폐지론도 공개적으로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대표의 최측근 인사인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처음에는 유예 입장이었는데 최근 상황을 보니 유예하는 것이 시장 불안정성을 더 심화시킬 것 같다"며 "폐기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정 의원이 진지하게 금투세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라기보다는 친명계 좌장격으로서 이 대표의 선택지를 넓히는 데 힘을 실어 주기 위한 정치적 정지 작업이라는 해석도 있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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