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승엔터프라이즈 제공
[파이낸셜뉴스] 최근 MZ세대들 사이에서 러닝 문화가 트렌디한 운동으로 자리잡고 있다. 중장년층의 러닝 인구가 점점 많아지는 가운데, 젊은층까지 러닝에 가세하는 추세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식시장에서도 이러한 트렌드가 반영되면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MZ세대들은 러닝화를 구매할 때 기존의 강자였던 나이키나 아디다스의 신발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온러닝, 호카와 같은 트렌디한 신발을 구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온러닝의 주가는 올해 들어 2배 정도 상승하고 있고 나이키 주가는 부진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로이터 등 주요 외신들은 나이키가 한정판 운동화에 주력하는 동안 러닝화부문에서 경쟁업체인 아디다스에 밀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증시 전문가들도 이에 대해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나이키와 반대로 성장세를 유지하는 아디다스 관련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대부분의 매출이 아디다스의 신발을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생산하는 화승엔터프라이즈의 주가는 최근 우상향 추세를 보였지만 연간 기준으로 보합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아디다스의 주가는 최근 상승세다. 2023년 주가 바닥권에서 2배 정도 주가가 올랐다. 이에 반해 화승엔터프라이즈의 주가는 10% 정도 마이너스인 상황이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주가는 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이었지만 최근까지도 주가가 오르지 못했던 이유는 아디다스까지도 나이키와 같이 러닝 트렌드에 대응을 못하고 점유율을 뺏기는 업체로 인식하는 의견들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디다스의 1위 ODM 업체인 중국 유원공업(Yue Yuen)의 8월 실적 코멘트를 보면 "아디다스의 러닝화도 전년 대비 30% 성장을 보였다"고 언급하고 있다. 호카나 온러닝도 올해 들어 30% 정도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아디다스가 러닝화부문에서 전혀 뒤진다고 보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화승엔터프라이즈는 전체 매출에서 러닝화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이미 20% 수준이다. 고객사인 아디다스가 선방하면서 러닝화부문에서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아디다스의 스테디셀러 물량을 수주함에 따라 올해와 내년 실적이 급속히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화승엔터프라이즈의 2023년 영업이익은 130억원 수준이었지만, 2024년 컨센서스 기준 영업이익은 742억원, 2025년은 1047억원으로 전망된다.
IV리서치는 "이미 2·4분기부터 실적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턴어라운드가 시작됐고 3·4분기에도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라며 "2023년 저점 실적 대비 내년 실적은 700% 성장이 전망된다. 고객사와 경쟁사는 바닥 대비 2배 이상 주가가 오른 상황에서 딱히 소외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한국IR협의회 기업리서치센터 채윤석 연구원은 "아디다스 운동화 내 화승엔터프라이즈의 점유율은 2015년 10%에서 올해 2·4분기 기준 21%까지 상승했다"라며 "아디다스 신발 제조 기업 중 두 번째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하반기 가동률 상승으로 실적 개선과 함께 밸류에이션 정상화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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