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가공식품을 구매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6%를 기록, 3년6개월만에 1%대로 떨어졌다. 장기간 폭염으로 채소 가격은 상승세를 유지했지만 국제유가 하락이 전체 물가를 떨어뜨렸다. 다만 최근 이스라엘-이란 등 중동 갈등 고조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은 향후 물가에 부담을 줄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4.65(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1.6% 상승했다. 1년전에 비해 물가가 1%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은 2021년 3월(1.9%) 이후 처음이다. 물가상승률은 2021년 2월(1.4%) 이후 3년7개월만에 최저치다. 채소를 제외한 전반적인 물가가 안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3월 3.1%에서 4월 2.9%로 하락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월(2.0%)까지 2%대를 유지하다 9월 1%대로 진입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를 끌어내린 것은 공업제품 내 석유류다. 경유 가격이 1년전에 비해 12%나 급락했고 휘발유 가격은 전년 동기에 비해 8.0% 하락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 하락에 대해 "국제유가 떨어진 부분이 있다"며 "지난해 (유가상승에 따른) 기저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석유는 국제 유가 영향을 받아 향후 전망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석유류 가격 하락에 따라 '생활물가지수' 역시 전년 동월 대비 1.5% 상승에 그쳤다. 2021년 1월(0.8%) 이후 44개월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가계지출 비중이 높은 품목들로 구성돼 체감물가 지표로 여겨지는 생활물가는 올해 들어 3월(3.8%)까지 올랐다가 하향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및에너지제외지수' 상승률도 2.0%로 나타났다.
기재부 관계자는 "변동성이 높은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하고 추세적 물가를 보여주는 근원물가가 2.0%인 것을 볼 때 소비자물가가 1%대인 이유는 경기적 요인 보다 유가 등 외부적 요인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밥상물가'와 관련 있는 신선식품지수는 131.29(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했다. 신선식품지수는 신선어개(생선·해산물), 신선채소, 신선과실로 나뉜다. 신선과일은 전년 동기에 비해 2.9% 하락했지만 신선어개와 신선채소는 각각 0.8%, 11.6%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 배추 가격이 53.6%나 급등했고 무(41.6%), 상추(31.5%), 풋고추(27.1%) 등의 가격 상승폭이 컸다.
공 심의관은 "신선채소가 전반적으로 폭염으로 인해 가격이 높은 상황이다. 정부가 배추 등 대책을 내놓고 있고 10월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신선과일은 1년4개월만에 하락전환됐다"고 말했다.
정부는 향후에도 기상이변, 국제유가 상승 등 외부 충격이 없다면 2% 내외 물가 안정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 이상기후에 따른 농산물 가격 상승 등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상황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배추 수급안정을 위해 정부가용물량 조기출하(6000t), 수입(4000t) 확대 등을 통해 1만t을 추가 공급하고, 이달말 종료 예정인 배추・무에 대한 할당관세를 연말까지 연장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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