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회장, 상임이사, 비상임이사, 사외이사 등 배임으로 고소장 접수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영풍이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 목적의 공개매수에 찬성 결의한 고려아연 이사진을 형사 고소했다.
영풍은 2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등 상임이사들과 비상임이사 1명, 불참한 사외이사 1명을 제외한 나머지 사외이사 6명에 대해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업무상 배임) 혐의를 수사해달라며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날 고려아연은 이사회를 개최해 MBK 파트너스-영풍의 공개매수 가격(주당 75만원)보다 높은 주당 83만원의 가격으로 자사주를 매입한다는 안건을 표결에 부쳐 통과시켰다. 고려아연이 이러한 자사주 매입 공개매수를 진행할 경우, 회사에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영풍의 입장이다.
자사주의 경우 취득 후 6개월 지나야 처분이 가능하므로 공개매수 종료 후 주가가 이전 시세(주당 55만원 대)로 회귀하는 경향을 감안한다면, 고려아연이 주당 83만원으로 자사주 매입 시 취득한 주식 가치는 50% 이상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 영풍의 설명이다.
이렇게 실질 가치보다 높게 형성된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것은 이사의 선관주의 의무 위반은 물론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영풍에 따르면 설령 고려아연이 ‘소각’을 위해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할지라도, 자사주 가격에 따라서 회사의 자기자본 감소량에 차이가 나게 돼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영풍은 고려아연이 현재 이사회의 결의만으로 자기주식 취득에 사용할 수 있는 이월 이익 잉여금 잔액은 올해 8월에 진행된 중간배당까지를 감안했을 때, 약 586억에 불과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고려아연의 발표대로 대규모로 자기주식을 매수하고 이를 소각하기 위해서는 신사업을 위해 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쌓아둔 적립금도 헐어야 하는데, 적립금을 소각 대금으로 사용할 경우 주식회사의 최고 의사결정 기관인 주주총회 결의에 반하는 위법한 결정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영풍은 “특정 이사의 경영권을 영속시키기 위해 막대한 회사의 자금을 동원해 자기주식 취득을 통한 경영권 방어 행위를 승인하는 경우 이는 고려아연에 대한 선관주의 의무, 충실의무 위반행위”라며 “자사주 매입 공개매수에 대해 찬성 결의한 이사회 멤버들은 자본시장법 제176조에서 금지하는 시세조종 행위에도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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