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살리기 총력>
하반기 공공기관 8조 추가 투자
공공주택 25만2000가구 공급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2일 전 부처를 망라하는 내수 활성화 방안을 내놓은 것은 경제 양축 중 수출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설비투자와 건설, 민간소비 등 내수는 여전히 회복세가 더디다는 판단에서다. 공사비 및 금리상승으로 중단된 기업의 사업을 지원하는 것과 민간소비 개선을 위한 소상공인 금융지원에 방점이 찍힌 이유다.
정부는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민간소비 등이 모두 부진하면서 내수가 살아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설비투자는 전기 대비 올 1·4분기 -3.8%, 2·4분기 -0.2%를 기록했다. 건설기성 역시 전기 대비 올 1·4분기(-4.9%), 2·4분기(-6.2%) 하락세다. 민간소비는 재화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의 경우 전기 대비 올 1·4분기 -0.5%, 2·4분기 -0.8%로 하락폭이 커졌다.
이에 정부는 설비투자 회복을 위해 107조원 규모 중단된 프로젝트를 정상화한다는 계획이다. 규제개선, 인센티브 등 행정적인 지원을 통해 막힌 투자를 열겠다는 방안인 셈이다. 예를 들어 포항 수소환원제철 용지 조성(20조원 규모)은 매립면허 등 협의를 통해 착공을 위한 주요 사전절차를 올해 완료할 계획이다. 또 공사비 상승 등으로 인해 멈춰선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을 정상화하기 위해 민관합동건설투자사업에 대한 조정안을 도출한다는 방침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107조원 중에 정부 자금 투입이 있는 것은 없다"면서도 "예를 들어 공사기간을 연장해야 (시공사 입장에서) 지체상금이 안 붙는데 이를 정부가 중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산단 용도를 변경해야 하는 경우 지원하고,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세운 하반기 62조원 설비투자 계획을 빨리 실행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건설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공공투자를 확대한다. 수주 부진에 따른 건설경기 하락세를 막기 위해서다. 기존에 발표된 올 하반기 공공기관 7조원 추가투자에 더해 인프라 투자 확대 등 1조원을 추가하기로 했다. 또 2025년 역대 최대 규모인 공공주택 25만2000가구 공급을 추진할 계획이다. 공공공사 계약의 조속한 추진을 위해 선급금 지급한도도 최대 100% 확대하는 등 한시특례를 연장한다.
정부는 소상공인 경영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25조원 규모 금융지원을 제공하고, 채무 조정 프로그램을 확대해 영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부담을 덜 예정이다. 또 여행상품·숙박·교통 등 최대 58만명을 대상으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비수도권 숙박쿠폰은 20만장에서 50만장으로 늘리고, 근로자 휴가 지원 프로그램도 15만명에서 20만명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그러나 정부는 민간소비 촉진대책을 내놓으면서도 구조적으로 '회복에 제약'이 있음을 명시했다. 3개 맞춤형 지원 중 회복이 가장 쉽지 않은 부분으로 여겨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 부총리 역시 "소비는 실질임금 상승폭 확대로 소비여력이 개선되는 흐름"이라면서도 "그러나 누적된 부채부담, 지방인구 유출과 고령화 등 구조적 요인이 소상공인, 지방 등 취약한 부문의 회복을 제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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