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사 평균 손해율 80.9%
기상 이변·전기차 화재 탓
당국 등쌀에 요금인상 눈치
올해 자동차보험 적자 가능성에 손해보험업계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처럼 자동차보험 적자 '고착화'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업계에서는 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금융당국의 눈치를 보며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을 취급하는 7개 보험사의 올해 1~8월 누적 평균 손해율은 80.9%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78.4%) 대비 2.5%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특히 7~8월에는 7개사 모두 월간 손해율이 80%를 넘었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받은 보험료 중 가입자에게 지급한 보험금 비율을 의미하는데 업계는 손익분기점을 80%로 보고 있다. 이를 넘기면 보험상품을 팔더라도 마케팅과 부대비용 등을 빼고 나면 이익이 없거나 적자로 본다.
손해율 상승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가을철 행락객 증가와 가을 태풍, 겨울철 폭설 및 결빙 등의 계절적 요인으로 하반기에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며 "기후변화에 따른 무더위와 집중호우, 전기차 화재 등 대형 사고에 따른 피해도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압박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내년에는 보험사 자체 사이버마케팅(CM)과 플랫폼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PM)의 보험료를 동일하게 하는 '자동차보험 비교·추천서비스 2.0'가 시작된다. 보험상품 중개수수료 문제로 PM이 제시하는 보험료가 CM보다 비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되는 것이지만 보험업계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료 일원화 정책은 보험사가 플랫폼 수수료 부담을 다 떠안게 된다는 의미"라며 "구조적으로 보험사의 부담을 늘어날 수밖에 없다. 결국에는 해당 수수료를 사업비에 반영하면서 보험료가 올라가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지난해 손보사들이 CM 채널을 통해 거둔 수입보험료는 7조5378억원에 이른다. 플랫폼 수수료율을 1.5%로 단순 계산해도 연간 1100억원 이상을 보험사가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비교·추천서비스가 활성화될수록 보험사 부담이 더 커지는 구조다.
악화되는 손해율 등으로 손보업계는 당장 올해부터 자동차보험의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자동차보험 적자가 장기적으로 고착화될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이 때문에 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으나 목소리를 높이기는 쉽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3년 연속 자동차보험료를 내린 상황에서 손해율 악화까지 겹쳐 부담이 크다"며 "코로나 팬데믹 이전 자동차보험은 보험업계 전체적으로 연간 1조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담이 갈수록 커지면 자동차보험료를 올릴 필요가 있지만 금융당국의 눈치를 봐야 해서 운신의 폭이 크지 않다"며 "자동차보험료는 물가에도 반영되는 만큼 금융당국이 관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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