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2025학년도 백지화 포기에 여지 뒀지만
지난 2일 의협 "내년도 문제, 포기할 수 없는 사안"
정부 의지도 확고해 의정갈등 다시 도돌이표 갈등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응급실 앞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2026년 의대정원 감축 등을 법적으로 명시할 경우 의정갈등을 풀 수 있다는 기대감이 사실상 사라졌다.
3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의협)는 2025년도 의대 정원부터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의사인력 추계기구'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의협은 대통령실이 의사단체 추천 전문가가 절반 이상 참여하는 의료인력 수급 추계기구을 신설하겠다는 제안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한 바 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처음으로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의료 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라고 한 것도 긍정적 기류를 조성했다.
당시 의협은 추계기구 참여에 '2026년 감원 보장'이라는 전제조건을 달면서 '2025년도 백지화'에 대해서는 포기할 수 있다는 여지를 둬 의정갈등 해소 기대감이 높아진 바 있다.
의료인력 수급 추계기구는 의료계가 참여한다면 한 발자국도 앞으로 못 나가고 있는 의정갈등을 풀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또 여권을 중심으로 제기된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에도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하지만 의협은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은 반드시 풀고 가야할 문제로 다시 짚으면서 의정갈등 해소의 실마리는 다시 사라지고 있다.
최안나 의협 대변인은 정부가 2025년도 입시 절차가 시작됐다는 이유만으로 증원 철회가 불가능한 것처럼 호도하고 있지만, 2025년도 입시가 완전히 종료되기 전까지는 정부의 의지만 있으면 가능하다고 강조하며 정부가 의제 제한 없이 논의하자고 하는 만큼 (의제에) 2025년도 의대 정원을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협은 정부가 잘못된 정책을 강행할 경우 2025년도 의대 교육 파탄을 피할 수 없고, 의료 붕괴와 교육 파탄을 막으려면 2025년도 의대 정원을 포함해 의제 제한 없는 논의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2025학년도 의대 증원 논의에 대해 의료계가 잠시 유보적 모습을 보였지만 이번 의정갈등의 핵심인 전공의들은 지난 2월 말 사직서를 내고 의료현장을 떠나면서부터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전면 백지화하지 않으면 어떤 대화와 협상에도 참여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의협이 2026년 감원도 법적으로 명시하라는 주장을 한 것이 마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인정할 수 있는 것으로 비춰진 것이지 전공의들의 대정부 입장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동일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의료계가 내년 의대 증원 전면 백지화 주장에서 물러서지 않는다면 의정갈등은 앞으로 한동안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입시요강이 마무리됐고,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얼마 남지 않은 현 상황에서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논의하는 것은 현실성도 없고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또 윤석열 대통령도 의료개혁을 지금 개혁을 하지 않으면 안 될 절체절명의 개혁과제라면서 의료개혁에 힘을 실어주고 있기 때문에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이 재논의될 가능성은 없다. 정부와 의료계 간 입장차에 의정갈등 공회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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