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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피아니스트 최초’ 스무살 임윤찬, 英 그라모폰 2관왕

그라모폰상, '클래식 음반의 오스카상'이라 불려
피아노 부문 한국인 최초 수상자

‘한국 피아니스트 최초’ 스무살 임윤찬, 英 그라모폰 2관왕
그라모폰 클래식 뮤직 어워드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피아니스트 임윤찬(20)이 세계적인 클래식 음반 시상식인 영국 '그라모폰 클래식 뮤직 어워즈' 피아노 부문에서 수상했다.

임윤찬은 2일(현지시간) 저녁 런던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쇼팽: 에튀드'로 피아노 부문에서 수상했다. 또, 특별상인 '젊은 예술가' 부문에서도 수상해 2관왕에 올랐다. 한국 피아니스트가 그라모폰을 수상한 건 임윤찬이 처음이다.

영국의 권위 있는 클래식 전문지 그라모폰이 1977년부터 해마다 여는 그라모폰 클래식 뮤직 어워즈는 '클래식 음반의 오스카'라고 불리며 실내악, 성악, 협주곡, 현대음악, 기악, 오페라, 오케스트라 등 부문으로 나눠 그해 최고로 꼽은 음반에 대해 시상한다.

앞서 한국 음악가 중에서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가 1990년 실내악 부문과 1994년 협주곡 부문에서, 첼리스트 장한나가 2003년 협주곡 부문에 수상한 바 있다.

그라모폰은 2021년 시상식부터 기악(독주) 부문과 피아노 부문을 나눠 시상하고 있으며, 기존 기악 부문 피아니스트 수상자로는 마우리치오 폴리니, 알프레드 브렌델, 머리 퍼라이아, 우치다 미쓰코, 유자 왕 등이 있다.

올해 피아노 부문 최종 후보 3개 앨범 중 '쇼팽: 에튀드'와 '초절기교 연습곡' 등 임윤찬의 2개 앨범이 올랐다. 그라모폰 시상식에서 피아니스트가 한 부문에 2개 음반을 동시에 최종 후보에 올린 것도 임윤찬이 처음이다.

결국 '쇼팽: 에튀드'는 '초절기교 연습곡'을 단 한 표 차로 제치고 선정돼 이 부문 1, 2위가 모두 임윤찬에게 돌아갔다. 4월 발매한 '쇼팽: 에튀드'는 쇼팽의 27개의 에튀드(연습곡) 중 24개를 연주한 앨범으로 발매 직후 영국 스페셜리스트 클래식 주간 차트(4월 26일∼5월 2일) 1위를 차지하는 등 평단과 팬들의 호평을 받았다.

'젊은 예술가' 상은 음악적으로 두각을 나타낸 청년 음악가에게 주어지는 상으로, 임윤찬은 현재 20세다. 임윤찬은 2022년 밴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고 해외 순회공연을 이어왔다.

한편 대상 격인 '올해의 음반상'은 미국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의 '이자이 바이올린 소나타' 앨범이 차지했다. 힐러리 한은 기악 부문에서도 수상해 임윤찬과 함께 나란히 2관왕에 올랐다.

그라모폰 측은 "임윤찬은 경이로운 기술이 뒷받침되는 천부적 재능과 탐구적 음악가 정신을 지닌 피아니스트"라고 평했다. 임윤찬은 이날 무대에서 별도의 수상 소감은 밝히지 않았지만, 리스트 페트라르카 소네트 104번을 연주해 큰 박수를 받았다.

피아노 부문에서 임윤찬에게 시상한 팀 패리 그라모폰 부편집장은 연합뉴스를 통해 "임윤찬이 앞으로 어디로 나아갈지 지켜보는 건 멋진 일일 것"이라며 "큰 대회 수상자는 오랫동안 커리어를 지켜나가기 쉽지 않은데, 그는 이를 뛰어넘었다.
앞으로 5년 후, 10년 후에도 그는 여전히 가장 흥미로운 피아니스트 중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다.

임윤찬은 이달까지 폴란드와 그리스, 세르비아 등을 돌며 유럽 공연을 한다. 이어 미국에서 12월 초까지 약 한 달간 10회 공연 후 12월 중순 귀국해 12월 17∼22일(20일 휴식) 에스토니아 출신 지휘자 파보 예르비가 이끄는 도이치 캄머필하모닉과 5차례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할 예정이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