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단독] 7광구 협정, 알고보니 ‘반영구’..공동개발 재개 설득한다

7광구 개발 협상 당사자 외교부 설명
"2028년 자동만료되지 않고 계속 유효
다만 일방의 종료 통보로 언제든 종료"
협정 연장 아닌 공동개발 재개 설득 중
협정 이어가 한일중 분쟁 피하면서
재탐사 해 경제성 다시 판단하자 제안
7광구 인근 유전 가진 中 동참도 여지

[단독] 7광구 협정, 알고보니 ‘반영구’..공동개발 재개 설득한다

[파이낸셜뉴스] 한일 7광구 공동개발 협정이 2028년 6월까지인 유효기간과 관계없이 어느 한 쪽의 종료 통보만 없으면 지속되는 것으로 3일 밝혀졌다. 이 때문에 최근 시작된 한일 협상도 협정 연장이 아닌 공동개발 재개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 알려졌다.

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실을 통해 본지가 입수한 외교부의 ‘대한민국과 일본국 간의 인접한 대륙붕 남부구역 공동개발 협정(JDZ 협정)’ 관련 협상 설명에 따르면 JDZ 협정은 유효기간이 지난 후에도 효력이 지속된다.

외교부는 “JDZ 협정이 2028년에 자동적으로 만료되는 것은 아니다. 그 후에도 일방의 서면을 통한 종료 의사 통보가 없을 시에는 계속 유효하다”며 “일방 당사국은 타방 당사국에 3년 전 서면통고를 함으로써 최초 50년 기간 종료 시에 혹은 그 후 언제든 JDZ 협정을 종료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감안해 일 측과 소통 중이라고 밝혔다.

JDZ 협정은 7광구라 불리는 동중국해 8만2557㎢ 대륙붕을 공동개발 구역으로 지정하며 1978년 6월 발효됐다. 유효기간을 50년으로 둬 2028년 6월까지이고, 종료 통보는 일방이 3년 전부터 할 수 있어 내년 6월부터 가능해진다.

과거 2002년 일본이 경제성이 없다며 손을 떼면서 7광구 개발이 멈춰선 상태인데, 이를 두고 일본이 JDZ 협정 종료 후 단독개발에 나서려 한다는 우려가 많았다. 복수 국가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중첩 해역에 대한 국제법 추세가 대륙붕 연장론보다 중간선(등거리선) 기준이 보편화되면서 7광구의 90%가 일본에 넘어갈 가능성이 제기돼서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우리 정부의 요청으로 JDZ 협정에 따른 제6차 한일 공동위원회가 39년 만에 열리면서, 협정 연장을 위한 협상을 벌일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그러나 종료 통보만 없으면 협정은 지속되는 만큼, 이번 협상의 목적은 실질적으로 7광구 공동개발을 재개시키는 데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JDZ 협정이 종료되더라도 7광구는 유엔해양법 협약상 경계미획정 수역이 돼 한일은 물론 중국까지 껴서 다퉈야 한다는 점을 내세운다. 외교부는 “설령 JDZ 협정이 종료된다 하더라도 해당 구역에서 한국의 동의 없이 주변국이 일방적으로 자원 개발을 하거나 경계 획정을 할 수 없다”며 “국내외 전문가들과 긴밀한 협의 하에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JDZ 협정을 끝내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기보단 종료 통보 없이 협정을 이어가면서 공동개발을 재개하자고 설득한다는 것이다. 일본이 주장하는 경제성 문제부터 다시 탐사에 나서 판단해보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일에 중국까지 더해 3국 공동개발이 대안으로 떠오를 수도 있다.
중국은 7광구 근처 수역 동중국해 시후분지에서 유전과 가스전을 운영 중이라 시너지를 낼 수 있고, 3국 간 갈등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외교부는 한일중 공동개발 가능성을 묻는 질의에 “JDZ 협정은 한일 양자조약으로 우선 한일 양국이 풀어나가야 할 문제”라면서도 “다만 정부는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다각적인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우리 해양국익 수호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적시에 실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다만 외교부는 중국의 시후분지 유전·가스전이 7광구에서 100km 이상 떨어져 있다는 점을 명시해 3국 공동개발 필요성에 대한 회의적인 입장을 우회적으로 표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