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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원유생산 위협… 유가 80弗 넘기나[중동·美 대외 악재에 기업들 비상]

이스라엘, 석유시설 공격 가능성

중동에서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면충돌 가능성이 증폭되면서 현재 배럴당 70달러대 중반인 국제유가가 80달러를 넘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이란의 민감한 핵시설보다 석유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은 2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 발표를 인용, 지난달 30일 시작된 레바논 지상작전에서 총 8명이 전사했다고 전했다. 같은 날 사흘째 이스라엘의 침공을 막고 있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군 전차 3대를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이달 2~3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인근에 연달아 공습을 가했으며 이란을 향한 보복을 준비하고 있다.

헤즈볼라를 지원하는 이란은 지난 4월에 이어 이달 1일에도 이스라엘을 향해 181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4월 당시 이란의 미사일 공격 이후 6일 뒤 이란 본토에 보복공격을 했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2일 국제 석유시장 관계자들을 종합해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생산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이란의 석유 생산량은 일평균 360만배럴로 미국(1290만배럴), 러시아(1010만배럴), 사우디아라비아(970만배럴) 등에 이어 세계 6위였다.

이날 미국에서 거래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0.39% 오른 배럴당 70.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영국의 북해산 브렌트유 12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0.46% 상승한 배럴당 73.9달러였다. 두 유종 시세 모두 1~2일 연속으로 상승세를 기록했으나 2일에는 상승폭을 줄이면서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2일 영국 지수 및 외환기업 씨티인덱스의 파와드 라자크자다 애널리스트는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를 통해 "중동 갈등이 더욱 고조된다면 앞으로 며칠 안에 유가가 배럴당 5달러 가까이 뛸 수 있다"고 내다봤다. 텔레그래프는 국제유가가 80달러를 넘길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캐나다 투자은행 RBC캐피털마켓의 헬리마 크로프트 글로벌원자재전략 대표는 "국제적으로 이번 전쟁에 대한 무사안일주의가 만연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이란의 석유 생산이 위험해지는 시나리오를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일 CNBC에 출연한 미국 예비역 육군 대령 잭 제이컵스는 이스라엘에서 지금 실제로 석유시설에 대한 공격을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 핵시설은 단단해서 파괴하기 어렵다면서 핵시설 타격의 경우 이란이 더 큰 탄도미사일을 동원할 구실이 된다고 설명했다.

전날 RBC캐피털마켓은 투자보고서에서 "미국 정보당국은 과거에 이란의 카르그섬 석유터미널이 잠재적으로 위험하다는 점을 부각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투자은행 파이퍼샌들러는 2일 보고서에서 "이란의 석유 생산능력을 떨어트리거나 페르시아만의 석유 및 가스 운송선을 공격하는 방법이 예상된다"고 추정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