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폼페이의 한 가정집에서 발견된 파블로 피카소 추정 작품. 감정을 의뢰한 안드레아 로 로소는 이 그림이 부모님 댁 거실 벽에 수십년 동안 걸려 있었다고 밝혔다. 출처=가디언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이탈리아의 한 주택 벽에 걸려 있던 그림이 유명 화가 파블로 피카소의 작품으로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3일 뉴욕포스트,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안드레아 로 로쏘(60)는 고물상으로 일하던 아버지의 집을 정리하다가 그림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탈리아 남부 카프리 섬 출신인 아버지가 1962년 발견해 폼페이로 이사 올 때 가져왔다고 어머니에게 들었다"라며 "이후 이 그림은 액자에 담겨 수십년 동안 우리집 거실 벽에 걸려 있었다"고 했다.
이어 "어머니는 이 그림이 끔찍하다며 벽에 걸어두는 것을 반대했지만, 아버지의 뜻을 꺾을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안드레아는 "어린시절 백과사전에 나온 피카소의 작품을 보다가 작품 속 서명과 거실 벽 그림 속 서명이 비슷한 것 같아 아버지께 계속 말씀드렸지만, 이해를 잘 못 하셨다”고 말했다.
자라면서 계속 궁금해진 안드레아는 스페인 말라가의 피카소 재단에 여러 차례 연락했다. 그러나 재단 측은 안드레아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여기고 조사는커녕 관심 조차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안드레아는 이탈리아의 유명한 미술 탐정을 통해 전문가에게 작품의 진위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예술품의 감정과 복원 등을 다루는 아카디아 재단의 과학위원회 위원이자 전문가인 친치아 알티에리는 수년간의 조사 끝에 안드레아 집에서 발견된 그림 속 서명이 피카소의 서명이 맞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파블로 피카소의 ‘여인의 초상(도라 마르)’.
알티에리는 가디언을 통해 "피카소가 카프리섬을 자주 방문한 데다가 이 그림이 피카소의 ‘여인의 초상(도라 마르)’과 놀라울 정도로 유사한 점도 이 그림이 피카소의 진품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안드레아가 감정을 의뢰한 작품이 1930년에서 1936년 사이에 완성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림은 현재 밀라노에 있는 금고에 보관 중이며 스페인 말라가에 있는 피카소 재단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아카디아 재단측은 만약 이 그림이 피카소의 작품이 맞는다면 약 660만 달러(약 87억 500만원)의 가치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안드레아는 "처음 그림을 인증받기 전 아버지는 세상을 떠났다"면서 "목표는 진실을 밝히는 것이다. 우리 가족은 그걸로 돈을 버는 데에는 관심이 없다"고 전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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