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범행 이후 웃으며 걸어가는 박대성. 오른쪽 사진은 30일 공개된 박대성의 머그샷. YTN 보도화면 캡처, 전남경찰청 제공
[파이낸셜뉴스] 전남 순천에서 일면식도 없는 길 가던 10대 여성을 아무런 이유 없이 흉기 살해한 박대성(30·구속)에 대해 사형 선고와 집행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정치권에서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지난 2일 페이스북에 박대성의 반사회성을 다룬 기사를 공유하며 “국가가 타인의 생명을 뺏는 사형이 함부로 행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오판에 의한 사형집행은 돌이킬 수 없다”면서도 박대성에 대해선 사형 집행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 사건처럼 잔혹성이 이루 말할 수 없고, 범인의 반사회성이 심각해 교화의 가능성이 안 보이며, 사건 특성상 범인이 너무나 명백해 오판의 여지가 없다면 극히 예외적으로 사형이 선고되고 집행되는 것이 다수의 선량한 국민들과 평온한 사회를 위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사건 피해자인 10대 여고생이 몸이 불편한 아버지를 위해 약을 사러 나왔다가 변을 당했다는 점을 거론하며 “국가는 그런 선량한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할 책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참극 앞에 분노하는 국민들에게 사법적 정의의 실현을 보여줄 의무가 있고, 국가가 눈곱만치도 배려할 가치가 없는 반사회적 인물의 인권을 고려하느라 만에 하나라도 일어날 수 있는 미래의 유사사례를 예방할 의무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 사건 가해자에게 사형을 포함한 법정최고형이 선고돼 충격을 받고 슬픔에 젖은 국민과 유가족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국민의힘 후보로 지난 4월 총선에 출마했던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역시 박대성에 대해 ‘봐주기 없는 엄벌’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형량 협상 되지 않아야" 이수정, '엄벌 필요' 강조
이 교수는 2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런 범행은 엄벌이 필요한데 현재 양형 기준은 ‘두 사람 이상 사망에 이르게 하는 고의적 살인’이 아니면 사형 선고, 무기징역이 나오지 않는다”면서 “이런 류의 범행(묻지마 살인)은 형량 협상이 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범행 이후 웃음을 보인 박대성의 행동에 대해 “굉장히 끔찍하다. (박대성은) 반사회적인 판타지를 갖고 있었던 것 같다”며 “반사회적인 판타지를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 중에 ‘내가 목표를 달성했다’는 만족감을 느끼는 듯한 웃음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주를 네 병 정도 마셔서 범행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박대성의 주장에 대해선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목격자가 나타난 반대 방향으로, 즉 합리적으로 도주한 건 인사불성 상태라고 보기 어렵다. 또 무차별 범죄의 경우 피해자가 다치면 본인도 놀라 도주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사건은 여러 번 공격하는 과정이 있었다”고 짚었다.
특히 박대성의 목에 있는 문신에도 주목했다. 일반적으로는 문신을 정면에 하지 않는데 박대성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를 유발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이 교수는 분석했다.
앞서 박대성은 지난달 26일 0시44분께 순천시 조례동 거리에서 앞서 걸어가던 A양(18)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범행 후 도망친 박대성이 맨발로 골목을 걸어가면서 입꼬리를 올리고 웃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돼 공분이 일기도 했다.
A양은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A양은 몸이 불편한 아버지를 대신에 약을 사러 갔다가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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