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10월13일 일본 해상자위대의 P-3C 오리온 정찰기가 동중국해에서 일본의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교도·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이시바 시게루 신임 일본 총리가 제안한 ‘아시아판 나토’ 구상에 대한 해외의 반응이 미온적이다.
4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아시아 안보 협력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각기 다른 전략적 접근을 제시하는 등 신중한 반응들이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미국 하원의원들의 반응이 유보적이다.
마이클 매콜 하원외교위원장실(공화·텍사스)은 상호방위조약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역내 강력한 안보 협정을 지지한다고 대변인을 통해 밝혔다.
매콜은 역내 협력을 심화해야 하지만 이러한 조약들이 강력하고 신뢰할 수 있는 형태로 유지돼 중국을 억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계 공화당 하원의원 영 김(캘리포니아)의 대변인도 이시바 총리의 ‘아시아판 나토’ 구상에 대해 신중한 반응을 보이면서 “미국, 일본, 한국 간의 역사적인 협력과 오커스(AUKUS)의 진전은 중국 공산당과 북한의 공격에 대응하고 인도·태평양을 자유롭고 개방적으로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라며 “기존의 양자 및 다자 동맹 내에서 이런 동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원 외교위 인도·태평양 소위 민주당 간사인 아미 베라 하원의원(캘리포니아)은 나토 모델이 아시아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이시바 총리의 역내 안보에 대한 의지에 감사하고 공감하지만, 나토는 유럽 대륙을 위해 설계됐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라는 “아시아는 지리적으로 다르다며”며 아시아 지역에는 맞춤형 안보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기존의 양자 및 다자 협의체가 아시아의 안보 협력에 효과적인 틀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쿼드와 오커스 외에도 미국-일본-한국 및 미국-일본-필리핀 간의 3자 협력이 중국, 러시아, 북한의 도전에 대응하는 강력한 프레임워크를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벤저민 호 싱가포르 난양기술대 S 라자라트남 국제학 대학 교수와 싱가포르경영대 윌리엄 A 캘러핸 교수는 채널뉴스아시아(CNA)에 공동으로 기고한 글에서 이시바 총리만 아시아판 나토를 원한다며 특히 동남아시아 국가들에게는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이시바 총리가 나토 같은 집단적 자위권의 부재로 인해 상호 방위에 대한 의무가 없는 아시아에서 전쟁이 발생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두사람은 일본이 자국 영토에서 분쟁이 발생해야만 개입할 수 있고 동맹국인 미국이 공격을 받는 경우 군사적으로 개입할 수 있으나 이것은 일본 헌법에 의해 가능성이 적다고 했다.
또 일본이 위협을 받는다고 판단될 경우 선제 타격을 포함한 효과적인 공격 능력이 없는 점도 언급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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