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의 날, 현무-5 첫 위용 현시 이후... 3차례 걸쳐 쓰레기 풍선 도발
합참 "군사적 목표 오직 김정은 한 명...도발시 정권 종말" 경고 사흘 만
北 오늘 최고인민회의 열고, 통일 관련 조항 삭제 등 北 헌법 개정 예정
[파이낸셜뉴스]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상공 위에서 북한 오물 풍선이 터져 쓰레기가 낙하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합동참모본부는 7일 오전 5시 38분쯤 북한이 사흘만에 또다시 대남 쓰레기 풍선 살포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번 북한의 쓰레기 풍선 살포는 지난 5월 28일 이후 올해 들어 25번째 도발이다.
합참은 "현재 풍향을 고려할 때 대남 쓰레기 풍선이 경기도 및 수도권 지역으로 이동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고 "국민들께서는 적재물 낙하에 주의하시고, 떨어진 풍선을 발견하시면 접촉하지 마시고 가까운 군부대나 경찰에 신고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북한은 이날 우리의 국회에 해당하는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통일 관련 조항을 삭제하고, 영토 관련 조항을 신설하는 방향으로 헌법을 개정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서 유사시 북한 지휘부가 은신한 지하 벙커 수백m를 뚫고 들어가는 전술핵급 파괴력을 지닌 괴물미사일로 평가받는 현무-5가 처음으로 위용을 드러냈다. 이후 북한은 하루 만에 23번째, 다시 이틀 만에 24번째, 다시 사흘 만에 25번째로 3차례에 걸쳐 대남 쓰레기 풍선 도발을 벌이고 있다.
북한은 국군의 날 기념행사 당일, 국방성 김강일 부상 담화를 통해 한미의 전략무기 동원을 비판하면서 "이번 한국의 열병식은 한국과 미국의 만성적인 핵공포증에 의해 만들어진 허탈감을 달래기 위한 환각제에 불과하다"는 망언과 함께 "상응한 행동조치" 나서겠다며 반발했다.
이어 지난 3일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을 맡고 있는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은 담화에서 "대한민국의 국군의날 기념행사를 지켜본 소감"이라며 한국 탄도미사일 현무-5를 평가절하하고 한국의 전략사령부 창설에 대해 "비루먹은 개가 투구를 썼다는 것" 등으로 특유의 저급한 표현으로 비하했다.
이어 다음날 4일에 김정은이 나서 "윤석열 괴뢰"라고 부르며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북한 핵에 대해 경고한 것을 두고 "뭔가 온전치 못한 사람"이라고 거침없는 조롱성 발언을 쏟아냈다.
이에 같은날 합동참모본부는 선을 넘어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비난한 북한 김정은을 향해 직접 강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날 합참은 "다시 한번 경고한다. 우리의 전략적, 군사적 목표는 북한 동포가 아니라, 오직 김정은 한 명에게 모든 것이 맞춰져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며 "만약 북한이 도발한다면 그날은 김정은 정권 종말의 날이 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국방부도 '김정은·김여정의 국군의 날 행사 관련 비난에 대한 입장'을 내고 북한이 윤석열 대통령을 비난한 것을 두고 "절대 용납할 수 없는 행태"라고 밝혔다.
이어 "과거와 달리 유독 이번 국군의 날 행사를 두고 우리의 무기체계와 전략사령부를 일일이 거론하며 비난한 것은 이 모두가 북한 지도부와 직접 연관돼 있기 때문"이라며 "주민들을 철저히 속여온 불량 정권으로서 전 세계 언론이 대서특필한 우리 군의 위용을 북한 주민들이 보게 될 것이 두려워 전전긍긍하며 강박을 느낀 결과"라고 지적했다.
북한이 최근 연이은 담화 발표와 재차 쓰레기 풍선 도발에 나선 것은 우리의 군사적 대비태세와 대응 조치를 떠보면서 국군의 날 등장한 한미 전략무기에 대한 반발과 남남갈등을 노린 그악한 심리·언론전의 전개로 읽힌다.
지난 1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 지대지 미사일 현무-5가 배치돼 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미 공군 초음속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지난 1일 오전 제76주년 국군의 날을 기념해 성남 서울공항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1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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