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3년 11월8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의 한 수퍼마켓 모습.신화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가계들의 소비가 활발하면서 경제 성장까지 이끌고 있는데 비해 유럽 가계들은 저축을 급격히 늘리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중동의 전쟁 등 불안감이 유럽 가계들은 소비를 억제하고 현금을 쌓아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럽 가계들의 저축률이 코로나19 대유행 보다 높다며 경제 회복을 주도하는 미국의 소비 증가와 대조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로존(유로 사용 20개국)과 미국 모두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저축이 증가했다.
그러나 팬데믹이 끝난후 미국 소비자들이 저축해둔 자금을 소비한 것과 달리 유럽의 소비자들은 2년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경제적 불안감에 빠져왔다.
유럽연합(EU) 통계 당국인 유로스태트에 따르면 유로존 가계 저축률은 지난 2·4분기(4~6월)이 15.7%로 지난 3년 중 최고치까지 상승했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 대유행 이전인 12.3% 보다도 높아진 상태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의 저축률은 5.2%로 2010~19년의 6.1% 보다 떨어졌다.
컨설팅기업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 사이먼 맥애덤은 유럽 가계들이 코로나19 대유행 기간동안 쌓은 부가 증발했다며 그 이유로 주택에 더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이며 임금이 상승하긴 했지만 지출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이코노미스트 마크 잰디는 저축률까지 떨어뜨린 미국의 소비 증가로 인해 미국 경제가 유럽 보다 경제 성장률이 높아졌다 “미국 소비자들은 세계 경제 열차까지 이끌고 있다”라고 말했다.
미국은 9월 신규 일자리가 기대치를 완전히 상회한 25만4000개로 집계되면서 경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잰디는 여기에 주식 가격과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미국 가계들의 부가 증가시키고 있다고 했다.
씨티의 이코노미스트 네이선 시츠는 “미국 가계들은 낮은 저축률에도 여유를 느끼면서 지출을 할 수 있는데 비해 유로존과 영국의 소비자들은 소비를 신중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FT는 유로존이 경제 성장률 둔화에 중동의 분쟁까지 겹치는 것도 소비 분위기를 가라앉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은 미국에 비해 중동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OECD는 유로존의 가계저축률이 적어도 내년까지는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에 비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OECD는 탄탄한 가계 지출 덕에 올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6%로 전망하고 있는 반면 유로존은 0.7%, 영국은 1.1%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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