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필리핀 국빈방문 계기 관계 격상
필리핀 연합훈련 확대해 남중국해 대응
中 반발 우려에 대통령실 "명분 충분하다"
필리핀 인프라 지원·원전 협력 등도 합의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말라카냥 대통령궁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 한·필리핀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마닐라(필리핀)=김윤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필리핀 국빈방문을 계기로 양국관계가 최고단계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다. 이에 맞춰 남중국해 충돌 대응과 필리핀 군 현대화 등에서의 안보협력을 강화키로 합의했다.
윤 대통령은 필리핀 국빈방문 이틀째인 이날 마닐라 소재 말라카냥궁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내용이 골자인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한-필리핀 간에 공동선언이 채택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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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상은 관계 격상에 맞춰 안보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필리핀 군 현대화 3단계 사업 참여와 해상 초국가범죄 대응 등 해양협력, 남중국해상 중국과의 충돌에 대한 대응 협력 등이다. 현재 진행 중인 필리핀과의 연합훈련 규모도 확대키로 했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마르코스 대통령과 공동언론발표에 나서 “필리핀의 군 현대화 3단계 사업에 한국이 적극 참여키로 했고, 해양협력 MOU(업무협약)를 통해 해상 초국가범죄 대응·정보 교환·수색구조 같은 해양안보 협력도 강화키로 했다”며 “역내 핵심 해상교통로인 남중국해의 평화·안정·안전의 중요성에 공감했다. 양국은 남중국해상 규칙 기반 해양질서 확립과 국제법 원칙에 따른 항행·상공비행의 자유를 위해 계속 협력키로 했다”고 밝혔다.
한-필리핀 안보협력 강화는 남중국해에서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으로선 민감해할 수 있는 문제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마닐라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역내 평화와 해양질서 확보라는 명분이 충분한 훈련”이라며 “필리핀 역내 연합훈련에서 우리 군의 참여가 확대돼왔지만 중국이 크게 반응을 보인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경제 분야에선 필리핀의 대규모 인프라 개발과 원자력발전소 건설 재개와 관련해 협력키로 했다.
구체적으로 라구나 호수 순환도로와 PGN 해상교량 건설 사업, 바탄 원전 건설 재개 등에 대해서다.
윤 대통령은 먼저 도로·교량 건설에 대해 “한국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를 활용해 추진키로 했다. 지원규모가 각각 10억달러 이상”이라고 했고, 바탄 원전에 대해선 “건설 재개 타당성 조사 MOU 체결을 계기로 양국 간 원전 협력 기반을 강화키로 했다”고 말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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