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참여 사전 신청했지만 발길 돌리는 상황 벌어져
진행요원도 상황 파악 못하고, 햇볕 피할 공간도 없어
전주시, 한국기록원 등재 자화자찬만…개선사항 파악 없어
지난 5일 전북 전주에서 열린 비빔밥축제 대형비빔 퍼포먼스 현장이 혼잡한 모습이다. 일부 인원은 행사장에 들어서고도 퍼포먼스 참여 자리가 없어 발길을 돌렸다. 사진=강인 기자
【파이낸셜뉴스 전주=강인 기자】 전북 전주 대표 축제인 비빔밥축제가 많은 기대 속에 치러졌지만 미숙한 운영으로 오명을 남겼다.
7일 전주시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전주종합경기장 일대에서 비빔밥축제가 열렸다.
비빔밥은 오래도록 전주를 상징한 아이콘이다. 맛과 멋의 고장을 자처하는 전주를 널리 알리고 시민과 관광객이 어우러지는 시간을 갖기 위해 비빔밥축제는 매해 진행되고 있다.
올해는 종합경기장이 축제 무대가 됐다. 지난 1963년 지어져 곧 철거되는 경기장을 기억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비빔밥축제 하이라이트인 대형비빔 퍼포먼스는 매해 많은 관심이 쏠린다. 많은 시민이 참여해 함께 비빔밥을 비비고 나눠 먹으며 축제의 의미를 새긴다. 관심이 쏠리는 만큼 지역 주요 정치인과 단체장이 참여해 흥을 돋우기도 한다.
올해는 철거되는 종합경기장을 기리자는 의미로 1963명이 참여하는 대형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지난 5일 진행된 대형비빔 프로그램에는 1963명이 넘게 참여해 한국기록원(KRI)에 등재됐다.
한국기록원은 참여 인원과 퍼포먼스 과정을 검토해 한국기록으로 공식 등재됐음을 공표했다.
하지만 미리 행사 참여를 신청한 이가 퍼포먼스에 참여하지 못하고, 현장 진행요원이 안내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등 미숙한 운영이 참가자들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지난 5일 진행된 전주 비빔밥축제 대형비빔 퍼포먼스 온라인 신청자 안내 문자메시지. 이 메시지를 받은 이는 결국 행사에 참여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사진=독자 제공
전주시는 1963명의 참가자를 모집하기 위해 동네별 자생단체에 참여를 독려하고, 온라인을 통해 개인별 사전 모집을 진행했다. 행사장에서는 정확한 인원 파악을 위해 울타리를 치고 출입구를 하나로 만들어 입장하도록 했다.
다만 인원을 채우기에 급급한 나머지 미리 참가를 신청한 이가 퍼포먼스에 참여하지 못하는 상황 등에는 대비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울타리 안으로 들어서고도 비빔 프로그램에 참여할 자리를 찾지 못해 발길을 돌리는 이들이 다수 있었다. 이들은 현장 진행요원에게 안내를 부탁했지만 요원들도 정확한 안내를 하지 못했다.
발길을 돌리던 한 시민은 "역사적인 순간에 참여하고 싶어 미리 사전 신청을 하고 참여 문자메시지까지 받아 아이들을 데리고 왔는데 허무하다"고 말했다.
전주시는 대형비빔퍼포먼스에 참여한 인원이 2000명 이상이라고 답할 뿐 정확한 인원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기록 등재 인원인 1963명 모집에 급급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5일 진행된 전주 비빔밥축제에서 지역 유력 정치인과 단체장들이 대형비빔 퍼포먼스에 참여한 모습. 전주시 제공
또 따가운 햇볕이 내리쬐는 날씨에 그늘막이 부족해 참가자들의 원성을 샀다. 음식을 먹는 공간에 일부 그늘막이 있었지만 전주시가 발표한 연인원 10만명이 햇볕을 피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행사 관리자가 진행요원들에게 업무를 지시하거나 나무라는 소리가 마이크를 통해 행사장 전체에 울려 퍼지는 모습을 보이는 등 미숙한 운영은 행사장 곳곳에서 발견됐다.
전주시는 행사가 끝난 지난 6일 오후 9시를 기점으로 비빔밥축제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고 대대적인 홍보를 할 뿐 개선점 파악이나 반성은 없는 모습이다.
이 같은 지적에 전주시 한 관계자는 "제한적 공간과 주·야간 프로그램 운영 등 고려할 사항이 많아 일부 누락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상황을 잘 파악해 개선할 점은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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