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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인프라 도와주고 ‘방산·원전 세일즈-핵심광물 협력’[尹 아세안 순방]


필리핀 인프라 도와주고 ‘방산·원전 세일즈-핵심광물 협력’[尹 아세안 순방]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말라카냥 대통령궁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 한·필리핀 확대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마닐라(필리핀)=김윤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7일 필리핀 국빈방문을 통해 필리핀의 여러 대규모 사업들에 우리 기업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냈다. 교통 인프라 개발에 자금을 투입해주는 한편, 군 현대화와 원자력발전소 건설 사업에 참여키로 했다.

윤 대통령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은 이날 마닐라 소재 말라카냐궁에서 정상회담을 가지고 이 같은 경제협력에 합의했다.

'군 현대화·원전 재개'에 尹 세일즈..핵심광물 안전판 마련도

먼저 필리핀의 군 현대화 사업에 우리 방위산업 기업들이 참여키로 했다. 필리핀은 2013년부터 5년 단위로 3단계에 걸쳐 군 현대화를 추진 중이다. 앞서 2단계 때 우리 방산기업들은 경전투기와 호위함, 초계함, 원양경비함, 해성 미사일 등을 수출한 바 있다. 3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필리핀 정부가 우리 군의 무기체계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이 지난 2022년 36년 만에 재개키로 결정한 바탄 원전 건설을 위한 협력에도 뜻을 모았다. 양 정상은 ‘바탄 원전 재개 타당성 조사 MOU’를 맺고 원전 협력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필리핀 측이 타당성 조사에 도움을 요청한 건 바탄 원전의 모델이 우리의 고리 원전 2호기와 동일해서다. 40여년 간 고리원전을 운영해본 노하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약 반년 동안 진행되는 바탄 원전 타당성 조사 협력이 향후 필리핀 원전 수출의 포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32년 원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어 타당성 조사를 마치는 대로 원전 건설 사업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올해 체코 원전 건설 수주를 거론하며 “최적의 원전 협력 파트너가 될 것”이라면서 적극 ‘세일즈외교’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이 보유한 풍부한 핵심광물을 활용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양정상은 ‘핵심 원자재 공급망 협력 MOU’를 체결했다. 핵심광물 투자정보를 교환하고, 공급망이 중단될 경우 상호 지원하며, 광산 개발과 제련을 위한 공동 연구·개발(R&D)을 확대하는 내용이다.

필리핀은 핵심광물인 니켈과 코발트 생산량이 각각 세계 2위와 6위인 자원부국이다. 필리핀은 우리나라와 미국이 주도하는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 포럼에 참여하고 있어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핵심광물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선 필수적인 파트너국가이다.

필리핀 인프라 개발 2.7조 투입해 돌려줘..韓기업 참여 여건 조성

방산·원전·핵심광물 협력 성과를 따낸 한편, 우리 측에선 필리핀의 대규모 인프라 개발을 위해 한화 2조7000억원에 달하는 20억달러를 공적개발원조(ODA)로 유상지원키로 했다.
구체적으로 라구나 호수 순환도로와 PGN 해상교량 건설에 각기 약 10억달러씩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투입한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공동언론발표에서 “EDCF 사업 기준 역대 1~2위 대형 개발협력사업으로, 우리 기업들이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측 EDCF 자금을 투입함으로써 인프라 사업에 우리 기업들의 참여 여건이 조성됐다는 게 대통령실의 부연설명이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