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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4000억 CB 풋옵션 비율 100% 육박

주관사 미래에셋증권 부담 가중

K팝 최대 기획사 하이브가 발행했던 전환사채(CB) 투자자들의 조기상환청구(풋옵션) 비율이 100%에 임박했다. 풋옵션은 일정 기간이 지난후 사채 원금을 조기에 상환받을 수 있는 권리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브가 지난 2021년 11월 발행한 CB 풋옵션에 대한 행사비율은 4일 기준 99.95%에 달했다. 하이브는 원금 4000억원의 99.95%에 해당하는 약 3998억원을 조기상환일인 11월 5일 투자자에 돌려줘야 한다.

하이브의 별도 재무제표 기준 6월 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현금성자산+기타유동금융자산)은 약 3122억원 수준이다. 즉 회사가 상환해야 하는 금액(4000억원)은 현금성 자산을 훌쩍 넘어서게 된 것이다.

이에 하이브는 CB 4000억원을 차환해 풋옵션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미래에셋증권이 발행 주관을 맡아 기관에게 팔리지 못한 잔여 물량을 모두 인수키로 했다. 조건은 3년 전인 2021년과 동일하다. 표면이자율 0% 수준이다.

미래에셋증권으로선 부담이 클수밖에 없다. 이미 3년전 투자한 CB 물량에 대해 실패한 투자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시세차익은커녕 표면이자율 0%로 한푼도 벌지 못했다. 앞서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21년 하이브가 발행한 CB 4000억원 중 3900억원을 인수한 바 있다. 이 중 1500억원은 고유자금이다.

미래에셋증권은 BTS 전역 등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걸고 있지만, 주가가 전환가액(38만5500원)을 넘어설지는 미지수다.

이날 기준 하이브의 주가는 17만원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간 BTS 멤버 슈가의 음주운전,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가처분 신청 등 부정적 이슈가 말끔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CB 발행에도 리픽싱(전환가액 조정) 조건이 없다. 통상 CB에는 리픽싱 조건이 있어,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전환가액 조정이 이뤄진다.

한편 하이브의 채권 발행은 당시 두나무 주식을 약 5000억원에 인수하기 위한 자금확보 차원이었다.
하이브가 풋옵션을 대응하기 위해 두나무 주식을 매각하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당장 급한 불을 끄기 어렵다. 두나무와 하이브는 오는 11월 23일까지 서로 지분을 팔 수 없는 주식양도 제한에 걸려 있다. 또 매각하면 하이브는 대규모 손실 확정이나 다름없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